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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뮤지컬 홍수 속 '헤어스프레이' '뷰티풀 게임' 한판승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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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 뮤지컬 홍수 속 '헤어스프레이' '뷰티풀 게임' 한판승부

입력
2007.11.09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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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마니아들이 행복한 고민에 빠졌다. 전통적으로 11월은 공연 비수기로 분류돼 왔지만 시기를 올해로, 더욱이 장르를 뮤지컬로 한정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라이선스, 창작 나눌 것 없이 수많은 작품이 공연되고 있거나 개막을 준비 중이다. 그 중에서도 국내 초연하는 라이선스 뮤지컬 <헤어스프레이> 와 <뷰티풀게임> 은 16일 같은 시간에 막을 올려 뮤지컬 팬의 궁금증을 자아낸다.

■ 브로드웨이 VS 웨스트엔드

브로드웨이식 뮤지컬 코미디를 선호하는 관객에게는 <헤어스프레이> 가, <오페라의 유령> 으로 대표되는 웨스트엔드식 화법을 원하는 뮤지컬 팬에게는 <뷰티풀 게임> 이 좋은 선택일 듯하다.

미국의 괴짜 감독 존 워터스의 동명 영화(1988)를 원작으로 한 <헤어스프레이> 는 2002년 시애틀 초연 이후 3개월 만에 브로드웨이에 입성해 2003년 토니상 시상식에서 베스트 뮤지컬 상, 극본상 등 8개 부문을 휩쓴 작품.

1960년대 초반 인종차별이 심했던 볼티모어를 배경으로 뚱뚱하고 못생긴 소녀 트레이시(방진의, 왕브리타 더블 캐스팅)가 댄싱 퀸의 꿈을 키워가는 과정을 흥겨운 춤이 돋보이는 코미디로 꾸몄다.

2000년 영국 런던에서 초연된 <뷰티풀 게임> 은 뮤지컬 거장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북아일랜드 자치주의 수도 벨파스트 축구팀의 실화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었다.

세계적인 축구선수로 성공하고 싶은 순수한 청년 존(박건형)과 세상에 대한 냉소적인 시선을 가진 토마스(김도현)를 중심으로 북아일랜드 내 아일랜드인과 영국인의 갈등이 증폭됐던 1970년대를 살아가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 배신을 그린다. 노래로만 진행되는 웨버의 전작과 달리 대사의 비중이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드라마가 강한 <뷰티풀 게임> 은 뮤지컬로는 드물게 주인공의 죽음으로 끝나는 비극이다.

연출자 윤정환씨가 “로맨틱 코미디에 지쳐 있고 묵직한 울림을 원하는 관객은 놓치지 말아야 할 작품”이라고 강조할 정도. 2000년 영국 비평가협회의 베스트 뮤지컬 상을 받았으며 제목 <뷰티풀 게임> 은 펠레의 자서전 <마이 라이프 앤드 뷰티풀 게임> 에서 따 왔다.

■ 14일 VS 10년

<헤어스프레이> 는 연습실에서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뮤지컬이다. 트레이시가 TV쇼 <코니 콜린스 쇼> 에 출연하면서 인기남 링크(김호영)의 마음을 사로잡고 댄스경연대회를 매개로 인종차별이라는 사회문제까지 해결하게 되는 14일간의 이야기를 담았다. 주인공들이 조건과 외형에 대한 잣대 대신 마음의 눈으로 서로의 매력을 찾아가는 심경의 변화가 섬세하게 그려진다. 반면 <뷰티풀 게임> 은 시대의 소용돌이 속에서 불가피하게 꿈과 사랑을 잃게 되는 젊은이들의 비극을 그리다 보니 무려 10년 이상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 복고 댄스 VS 사커 댄스

두 작품은 안무에서도 큰 차이가 있다. <헤어스프레이> 는 연출자 김재성씨가 “성인용 로큰롤 쇼”라고 묘사할 정도로 트위스트, 스윙, 자이브 등 1960년대를 총망라하는 댄스의 향연이 펼쳐진다. 2막에서는 배우들이 줄을 맞춰 같은 춤을 추는 라인댄스도 등장한다. 사전지식이 전혀 없어도 신나게 볼 수 있는 작품이다.

<뷰티풀 게임> 에는 이런 라인댄스는 없다. 보여주기보다 드라마를 강조하기 위한 것이 안무의 목적이기 때문. 패스, 태클, 가슴 트래핑 등의 축구 동작에서 딴 일명 ‘사커 댄스’는 캐릭터의 성격과 극의 전개까지 암시한다.

특히 대사 없이 6분 20초의 춤과 노래로만 이어지는 1막의 축구 결승전 장면(The Final)은 결말까지도 예측 가능케 한다. “누가 누구에게 패스하고 반칙하는 선수는 누구인지를 자세히 보면 2막에 대한 복선까지도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연출자의 귀띔이다.

<헤어스프레이> 는 내년 2월 17일까지 충무아트홀 대극장에서, <뷰티풀게임> 은 내년 1월 13일까지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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