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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 "공든 탑 무너지나"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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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측 "공든 탑 무너지나" 긴장

입력
2007.11.09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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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할 조짐이어서 걱정입니다."

삼성그룹 관계자는 최근 김용철 전 법무팀장의 비자금 폭로 주장에 대한 해외언론의 보도내용을 인용하며 이렇게 한 숨을 내쉬었다.

실제 미국의 워싱턴 타임스,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일본 니혼게이자이, 중국 시나닷컴 등 해외 언론들은 5일과 6일 '전 삼성 임원, 삼성의 뇌물제공 폭로', '삼성, 불법 비자금 로비 폭로' 등으로 글로벌 기업 삼성과 김 변호사 간 공방을 상세히 보도했다.

7일에는 뉴욕타임스도 가세해 "강력한 내부고발자가 나타나 자신이 직접 뇌물제공과 증거조작에 가담했다고 고백함에 따라 삼성이 위기에 직면했다"고 보도했다.

문제는 해외 언론들이 사실 여부와는 무관하게 김 변호사의 주장에만 포커스를 맞춰 삼성의 국제 신인도에 흠집을 내고, 영업 및 투자 여건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때문에 글로벌 현장에서 뛰는 삼성 직원들은 벌써부터 적지 않은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삼성전자 상하이반도체 판매법인장 박인섭 상무보는 "요즘 거래선들을 만나면 첫 마디가 '삼성이 스캔들로 곤혹을 치르고 있는데 괜찮냐'고 물어 본다"고 곤혹스러워 했다.

삼성전자 미주법인 이윤 부장은 "삼성이 국제적 비즈니스 무대인 뉴욕에서도 투명경영으로 인정 받고 있어 설마 그런 일이 있겠느냐는 반응이 대부분이지만, 최근 삼성의 근황을 물어 보면서 투자와 수주를 망설이는 듯한 인상을 보이고 있다"고 달라진 분위기를 전했다.

일본삼성의 방상원 상무는 "이번 일로 지금까지 삼성이 일본에서 쌓아온 '신뢰 받는 파트너'의 이미지가 무너질 수도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고 있다"며 "'타도 삼성'을 외치는 일본 경쟁 기업들이 이번 사태를 역전의 호기로 삼지 않을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사실 삼성 입장에서 '글로벌 사업 차질'을 공개적으로 운운하기도 부담스럽다. 나빠지고 있는 비즈니스 실상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더라도 비자금 스캔들을 덮기 위한 잔꾀라거나, 논점을 흐리는 술수라는 일각의 오해를 받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삼성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는 쌓아올리기는 어렵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이라며 "지난해부터 투명경영과 정도경영에 전력을 기울여왔는데 이런 일이 터지고, 해외 언론도 일방적으로 보도하고 있어 답답하고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호소했다.

박진용 기자 hu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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