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가까이 2,000선 위에서 오르내리던 주가가 8일 급락하면서 포스코와 삼성전자 같은 ‘증시 대장주’들의 향방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장세가 대형주 위주로 움직인다는 측면에서 볼 때 이들 대장주의 회복이 곧 증시 전체의 움직임에도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올들어 삼성전자를 제치고 대장주로 군림한 포스코는 한때 80만원을 넘보던 주가가 최근 급락, 8일에는 50만원대(58만2,000원)로 떨어졌다. 특히 이날 하루에만 5.37%가 빠져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약세의 원인으로는 최근 글로벌 철강주의 동반 조정 움직임과 그 동안 몰렸던 투신권의 관심 저하 등이 꼽힌다.
후판 공급 절대부족 등 여전히 영업환경이 좋은 것은 분명하지만 그 동안 너무 많이 오른데 따른 가격조정의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다. 동양종금증권 이도한 연구원은 “원자재 가격과 운임이 날로 오르면서 철강업체 간에도 희비가 엇갈릴 가능성이 높은데 포스코의 경우 자체 수송비율이 75%에 달해 다시 치고 올라갈 여지가 많다”고 분석했다.
올해 대세 상승장에서도 부진한 상승률로 체면을 구긴 삼성전자 역시 최근 몇일 반짝하는 듯 싶더니 이날 다시 추락하고 말았다. 6일과 7일 8% 가까이 올랐던 주가는 8일 하루에만 6% 가까이(5.69%) 폭락했다.
이번 주 들어 LG필립스LCD, LG전자 등과의 동반상승에 시장 일각에서는 ‘IT주가 다시 부활했다’는 해석까지 나왔지만, 삼성전자는 이날 폭락장에서도 밝은 실적전망을 바탕으로 상승한 LG필립스LCD(0.54%), LG전자(0.96%)와는 처지가 다름을 드러냈다.
전문가들은 최근 삼성전자 주가를 실적향상이 동반되지 않은 투신권에 의한 ‘반짝 상승’으로 해석하는 분위기다. 현대증권 김장열 애널리스트는 “원화 강세와 반도체 가격 변동성 확대 가능성 등이 주가 상승폭을 제한할 가능성이 커 당장 의미 있는 상승세 진입은 어려울 것”으로 판단했다.
증시 안팎에서는 최근 마땅한 호재가 없이 고유가, 미국경기 둔화, 달러 약세 등 악재만 이중삼중으로 겹치는 상황에서는 주도주 부활이 반등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굿모닝신한증권 김중현 연구원은 “우리 증시에 중장기적인 상승추세는 여전히 유효하지만 이를 견인할 마땅한 재료가 없는 상황”이라며 “전체 장세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덩치 큰 주도주가 필요한데 포스코 같은 종목에 그 역할을 기대해 볼 만 하다”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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