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증시의 활황으로 주식형 펀드의 규모가 지난해 말에 비해 2배가 늘어난 90조원을 훌쩍 넘어버렸다. 펀드의 수익률도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유형평균 수익률은 이미 연간 64%에 달했고,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94%에 달한다.
중국 주식펀드는 더욱 놀랍다. 연간 수익률이 100%가 넘는 펀드가 무려 15개나 되며 170%가 넘는 수익률을 낸 펀드도 생겨났다. 펀드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올리면서 너도나도 중국 주식펀드에만 몰려드는 현상도 발생했다.
단기적으로는 중국과 같은 고수익 펀드에 ‘올인’해 높은 수익을 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매우 위험한 투자법이다. 투자자들은 항상 수익률이 높은 펀드에만 투자하려고 하지만, 정작 시장 변동성은 염두에 두지 않는 것 같다.
1억원을 투자한다고 하자. 기대수익률이 가장 높은 지역의 펀드 수익률 변동성은 플러스 마이너스 60%이고, 가장 낮은 지역의 펀드는 플러스 마이너스 10% 수준이라고 가정해 보면, 어떤 펀드가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릴 수 있을까.
1년 동안 60%의 수익을 올려 1억6,000만원이 됐다 해도 다음해에 마이너스 60%의 수익률을 기록하면 6,400만원이 된다. 이렇게 5년 동안 투자하게 되면 6,554만원이 남게 된다.
반면에 변동성이 10%인 시장에서 동일한 기간과 방식으로 수익이 났다면 1억7,811만원이 된다. 아무리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면서 고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해도 급등락을 반복한다면 원금도 지키기 어려운 반면, 기대수익률은 낮지만 변동성이 작으면 장기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펀드 투자자들이 실패하는 원인은 변동성을 고려하지 않고 항상 고수익만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펀드 투자자들은 30%의 연간수익률을 기록해도 실망한다.
하지만 대박을 노리고 접근하는 것은 ‘투자’가 아니라 ‘투기’다. 아무리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펀드라고 해도 ‘올인’은 위험하다. 지역별 변동성을 고려해 투자지역을 다양화하는 것이 성공투자의 지름길이다.
박현철 메리츠증권 펀드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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