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오리온스의 이충희 감독은 잔뜩 풀이 죽어있었다. 이 감독은 8일 경기 전 “가장 큰 고민은 허리디스크로 경기에 나설 수 없는 김승현의 공백”이라면서 “나머지 선수들은 보이지 않는 뭔가가 부족하다”며 깊은 한숨을 쉬었다.
‘이가 없으면 잇몸’이라 했던가. 오리온스가 8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서울 삼성과의 2007~08 SK텔레콤 T 프로농구에서 가드 정재호의 눈부신 활약을 앞세워 91-85로 승리했다. 이로써 오리온스는 5연패의 사슬을 끊으며 3승(5패)째를 수확했다.
‘김승현 대타’ 정재호는 18득점에 8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새로운 야전사령관으로 떠올랐다. 중요한 고비에서 나온 4개의 스틸도 팀에는 보약과 같았다.
특히 정재호는 4쿼터 3분21초를 남기고 과감한 3점슛으로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3점 라인 정면에서 서너 걸음이나 떨어진 지점에서 던진 슛이 그대로 림을 통과한 것. 82-77. 다급해진 삼성은 무리한 공격을 시도했고 결국 승리는 오리온스 품에 안겼다.
정재호와 함께 ‘피터팬’ 김병철도 21점 4리바운드 5어시스트로 펄펄 날았다.
한편 삼성 이상민은 무려 15어시스트(8점 5리바운드)를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