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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이백, 두보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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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책] 이백, 두보를 만나다

입력
2007.11.08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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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카시마 도시오 / 심산싼샤댐과 장강삼협… 李ㆍ杜 시의 원형질

1997년 11월 8일 세계 최대의 댐인 중국 양쯔강(揚子江) 싼샤(三峽)댐의 1차 물막이 공사가 끝났다. 싼샤댐은 착공 12년 만인 2006년 5월 완공됐다. 중국사를 치수(治水)의 역사라 한다면 싼샤댐은 그 상징적 역사(役事)지만, 주변 수많은 문화유산의 유실이라는 안타까움을 낳았다. 싼샤라는 중국말보다 장강삼협(長江三峽)이라는 멋드러진 우리말이 더 어울리는 그곳은 <삼국지> 의 무대이자, 신농(神農)의 시대부터 중국문화의 원형이 살아 있는 곳이다.

싼샤댐 공사가 막 시작됐던 1994년 5월 한중수교 기획취재차 그곳에 가 볼 기회가 있었다. 중국 산수화가 왜 그렇게 그려졌는지, 이ㆍ두(李杜ㆍ李白과 杜甫)의 시가 어떻게 나왔는지, 장강삼협은 구구한 설명 필요없이 풍광 자체로 보여주는 것이었다. 두보(712~770)는 장강삼협의 서쪽 관문인 백제성(白帝城)에서 2년을 살며 무려 430여수의 시를 지었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백(701~762)의 시 중 하나인 ‘早發白帝城(조발백제성ㆍ아침 일찍 백제성을 떠나며)’은 그곳에서 읊은 명편이다. 귀양 가던 이백이 도중에 사면 소식을 듣고 양쯔강을 돌아 내려오며 지었다는 시다. ‘朝辭白帝彩雲間(아침에 오색구름 싸인 백제성을 떠나) 千里江陵一日還(천리길 강릉을 하루만에 돌아오네) 兩岸猿聲啼不住(강기슭 원숭이 소리는 아직도 쟁쟁한데) 輕舟已過萬重山(살같은 배는 벌써 만겹의 산을 스쳐 지나누나)’. 장강삼협 뱃길이 눈앞에 보이는 듯하다.

<이백, 두보를 만나다> 는 44세의 이백, 33세의 두보가 낙양에서 처음 만나는 장면에서 시작한다. 그들의 삶과 죽음을 충실하게 고증해 복원하고, 그들의 시가 만나고 갈라지는 점을 해설하고 있다. 시선, 시성으로 불리는 두 사람의 생애와 문학을 이렇게 한자리에 놓고 비교해 쓴 책은 드물다.

하종오기자 joh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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