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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로폰테 MIT 교수/ "IT제품들 '기능 비대증'초저가 혁명 일어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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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그로폰테 MIT 교수/ "IT제품들 '기능 비대증'초저가 혁명 일어날 것"

입력
2007.11.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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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들의 가격인하를 외면함으로써 IT제품들은 기능비대증에 걸려 있다."

미국 메사추세츠 공과대학(MIT) 미디어랩 명예소장인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교수는 7일 서울 광장동 워커힐 호텔에서 열린 산업자원부 주최 '부품ㆍ소재 국제 포럼 2007' 행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최근 제품경향을 이같이 설명했다.

예컨대 휴대폰을 포함해 노트북과 PC같은 첨단제품들의 부품가격은 1년 반이 지나면 절반으로 떨어지고 있지만, 전자업체들은 제품가격을 낮추기 보다는 기능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어 '기능 비대증'을 유발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전자제품 생산업체들이 이처럼 기능 비대증을 선호하는 바람에 최첨단 제품들을 어린이들만 사용하고 어른들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의 경우도 마찬가지. 그는 미국에서 인기있는 대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의 경우 사용 에너지의 95%가 승객 아닌 자동차 기능을 새롭게 추가하는데 쓰이고 있다는 점을 예로 들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이런 현상은 컴퓨터에서도 마찬가지다. 컴퓨터 프로세서 속도는 예전보다 5~10배 가량 더 빨라졌지만 정착 사용하는 컴퓨터는 더 느려지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MIT에서 겪었던 경험으로 비춰봤을 때 프로그램 역시 가장 먼저 개발된 것이 가장 좋고 다음에 나온 버전들은 사족 성격의 기능을 더하다 보니 오히려 실질적 기능은 더 떨어지는 현상들을 많이 봤다"고 언급했다.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에게 보급될 '100달러 짜리 노트북'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네그로폰테 교수는 특히 싸지만 양질의 제품을 만드는 핵심 요소로 '단순성'을 꼽았다.

그는 "질 떨어진 디자인의 값싼 제품은 싸구려 부품과 노동력으로 얼마든지 만들 수 있고 이런 제품들은 인도 중국 등에 많이 있다"며 "(내가 말하는) 100달러짜리 노트북은 이런 제품들과는 근본적으로 다른 첨단기술과 신소재를 사용해 만든 멋진 제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제품이 싼(inexpensive) 것과 싸구려(cheap)는 다르다"고 강조했다. 100달러 노트북은 싼 제품이지, 싸구려 제품은 아니라는 얘기다. 이 100달러 노트북은 애프터서비스도 없는 산간 지역에 보급될 것을 고려해, 제품에 이상이 생겼을 때에도 사용자가 손쉽게 수리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고 네그로폰테 교수는 소개했다.

네그로폰테 교수는 단순함을 바탕으로 한 초저가 혁명은 정체 양상을 보이고 있는 IT 산업에도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해 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신규 수요 창출을 위해 선진국과 개발도상국간의 경쟁이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낮은 가격과 높은 효율로 이뤄진 초저가 혁명은 신규 수요 창출에도 적지 않은 기회를 제공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 네그로폰테 교수는?

기발한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상상력의 산실로 불리는 MIT미디어랩(미디어연구소)의 설립자. 지금은 'OLPC(어린이 한 명당 노트북 한대) 재단'의 회장을 맡아 개도국 어린이들에게 100달러짜리 노트북을 보급하는 운동을 벌이고 있다. 40개국 이상의 언어로 번역된 뉴욕타임스의 베스트셀러 '디지털이다(Being Digital)'의 저자이기도 하다.

허재경 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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