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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 이회창 대선 출마 청와대 반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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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대선/ 이회창 대선 출마 청와대 반응

입력
2007.11.08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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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을 바라보는 청와대의 입장은 이중적이다. 겉으로는 정치 문화의 후퇴라고 강력 비판하고 나섰지만 속으로는 보수 진영의 분열을 기대할 수 있게 된 점에서 싫지 않은 표정도 엿보인다.

그러나 범여권 후보의 지지율이 좀체 뜨지 않는 상태에서 보수 진영의 예비주자가 치고 올라 왔다는 점에서 '산너머 산' 같은 형국이 됐다고 평가하는 이들도 있다.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6일 "(이 전 총재의 출마는) 국민을 무시하고 모욕하는 일"이라며 "두 번의 대선 실패는 단지 패배가 아니라 도덕적 심판을 받은 것이고 선거 이후에도 중대한 도덕적 문제가 제기됐는데 다시 출마한다는 것을 볼 때 정치의 원칙과 대의가 실종된 느낌"이라고 비판했다.

천 대변인은 "대선을 둘러싼 정치 상황을 보면 정당정치는 실종되고 후보에 대한 도덕적 판단 기준도 희미해져 정치문화가 20년 전으로 후퇴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가 참여정부를 좌파정부로 규정한 것과 관련, 천 대변인은 "도대체 얼마나 극단적인 보수 우익정권을 세우고자 하는지 알 수 없다"면서 "평화로 가는 시대를 되돌려 전쟁의 위협을 조장하는 냉전시대로 가겠다는 생각이다. 정치는 20년 전, 안보는 30년 전으로 돌아가는 느낌"이라고 각을 세웠다.

공식적으로는 극우 정치인의 퇴행적 정치행보로 비난했지만 정치공학적인 면으로는 진보 진영이 재결집할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점에 조심스레 기대를 걸고 있다. 나아가 범여권의 후보단일화 과정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역할이 다시 조명을 받을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이 전 총재와 이명박 후보가 보수 진영의 지지율을 양분하면서 범여권 후보 단일화가 성사되면 진보와 보수 간 대결로 전선이 보다 명확해 질 것"이라며 "이번 대선에서도 기적이 일어날 것이니 두고 봐라"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염영남 기자 liber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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