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는 7일 이회창 전 총재의 대선 출마 선언에 대해 침묵으로 일관했다.
이날 여의도 한 중국음식점에서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오는 박 전 대표에게 기자들이 입장을 물었지만 박 전 대표는 입을 열지 않았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나오지 않았고, 국회 본회의장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측근들은 이 전 총재가 출마 선언을 통해 박 전 대표 측을 향해 '러브콜'을 던진 것에 대해 싫지 않은 듯한 표정이었다. 치솟는 박 전 대표의 몸값을 실제로 확인시켜 줬기 때문이다.
하지만 측근들은 이 전 총재에 대한 지원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 제로"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한 측근 의원은"경선 승복에 대한 박 전 대표의 입장은 확고 부동하다"며 "이 전 총재를 도울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관망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는 당분간 이 전 총재와 관련해서는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이명박 후보를 향해 이재오 최고위원 사퇴를 요구하면서 공을 던져 놓았는데 아직 답변이 오지 않고 있다. 당장 이 후보 측에서 어떤 조치를 내놓을 지가 박 전 대표의 움직임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만족스러운 해법을 제시하지 못할 경우 박 전 대표의 '침묵시위나 '사보타지'는 길어질 것이다. 이 전 총재를 지원하지는 않지만 침묵을 지킴으로써 이 후보를 압박하는 것이다. 이른바 이창제이(以昌制李)다.
이동훈 기자 dh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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