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가 과열되고있다.
현 경제 상황과 미래 경기를 동시에 반영하는 중국의 거시경제 경기지수가 처음으로 120을 돌파했다.
이에 따라 중국 경제가 과열됐다는 우려가 나오면서 중국 정부의 강력한 거시 조정이 예상되고 각국도 이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6일 거시경제경기지수가 9월말 현재 121.3을 기록, 전달치 117.3을 4포인트 넘게 올랐다고 밝혔다.
거시경제경기지수 120수준은 본격적인 과열은 아니지만 과열의 징후가 완연한 단계라고 국가통계국은 설명했다.
특히 이 지수 산출에 활용되는 공업생산지수, 고정자산투자, 수출입규모, 재정수입, 총통화량(M2) 등 10개 항목 중 공업생산량과 재정수입 등 2개 항목에서 적색경보(과열진입)가, 소비자물가지수 국민가처분소득 등 2개 항목에서 황색경보(경기과열 직전단계)가 울렸다. 이에 따라 전체적인 경기지수는 황색 경보 상태이다.
문제는 현 상황이 9월말 보다 훨씬 악화된 상태라는 점이다. 이 달 들어 국제유가가 배럴당 97달러로 치솟아 원유소비량의 45%를 수입하는 중국의 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중국 경제의 대내외 환경은 밝지 않다. 국민의 가처분 소득 확대로 씀씀이가 헤퍼지면서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소비자 물가는 4.1% 올랐지만 연말까지 5%에 육박할 예정이다.
한 중국경제전문가는 “중국 당국은 본격적인 과열단계로 보지 않으나 객관적으로 과열에 들어선 단계”라며 “이제 세계가 중국의 거시 조정에 대비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하지만 중국 당국의 고민은 과열을 식히기 위해 쓸 마땅한 수단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위안화 환차익을 노리는 달러 자금의 유입을 의식해 금리를 마음껏 올리지 못하고 있다.
또 환율 가공무역규제, 금리 및 지준율 인상 등 여러 정책을 한꺼번에 활용할 경우 경제 성장의 동력을 잃어버리는 경착륙으로 이어질 수 있다. 때문에 고작 금리인상과 은행지급준비율 인상 정도 만을 활용하고 있다. 폭주하는 기관차의 제동장치가 엉성한 것이다.
와중에 현 중국 경제를 이끄는 원자바오(溫家寶) 총리에 대한 비판이 공산당 안팎에서 일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7일 원 총리가 러시아 방문 도중 홍콩 기자들과의 회견에서 경기 과열을 묻는 질문에 이례적으로 목소리를 높이며 “중국 경제는 건실하다”며 반박했다고 전했다. 4년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온 중국 경제에 하나 둘씩 경고등이 켜지는 상황이다.
이영섭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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