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금이 저렴한 인터넷전화(VoIP)용 휴대폰이 국내에 등장한다. 인터넷전화 가입자끼리 통화할 경우 국내는 물론 국제전화까지 무료여서 기존 이동통신업체 가입자들을 상당부분 끌어들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인터넷전화업체 스카이프사가 국내 이동통신업체들과 손잡고 내년에 인터넷전화용 휴대폰을 국내 출시하는 한편, 휴대폰 망을 이용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한다.
스카이프사는 전세계 2억5,000만명의 가입자를 보유한 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로, 지난해 10월 국내에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1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했다.
스카이프가 준비하는 인터넷전화용 휴대폰은 이동통신업체들의 고속 무선인터넷 접속이 가능한 고속하향패킷접속(HSDPA)이나 리비전A 등 영상통화(3세대 이동통신) 휴대폰망을 이용해 인터넷에 접속한다.
따라서 전국 어디서나, 이동 중에도 인터넷전화를 사용할 수 있다. 스카이프 인터넷전화 가입자끼리는 국제전화까지 무료 통화할 수 있으며 일반 유선전화나 휴대폰에 전화할 경우 이통사의 휴대폰 요금이 부과된다.
스카이프 관계자는 "현재 SK텔레콤, KTF, LG텔레콤 등 이통 3사와 내년 상반기 중 서비스를 목표로 협상을 하고 있다"며 "SK텔레콤과 LG텔레콤은 긍정적인 반면, KTF는 모기업인 KT에서 인터넷전화 사업을 하고 있어 불투명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요금은 월 정액제로 추진될 전망이다. A이통사 관계자는 "기존 무선인터넷 접속비용(데이터 이용료)을 부과하면 요금 부담이 크기 때문에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위한 월 1만원 안팎의 정액제 상품을 검토하고 있다"며 "정액제를 이용하면 데이터 이용료에 대한 부담이 없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500바이트(1패킷) 기준 텍스트의 경우 4.55~5.2원, 게임 등 소용량 멀티미디어 파일은 1.75~2원, 동영상 등 대용량 멀티미디어 파일은 0.9~1.04원의 데이터 이용료를 받는다.
앞서 스카이프는 영국 이동통신업체 쓰리와 손잡고 지난달 말 휴대폰용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시작했다. 인터넷전화용 휴대폰은 대만 아모이사에서 만들어 영국에 공급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는 아직 미정이다.
대만 아모이사를 포함해 국내 B, C 등 휴대폰 제조사들과 인터넷전화용 휴대폰 제조를 논의 중이다. 스카이프 관계자는 "휴대폰 제조업체들도 신규 수요 창출이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이 휴대폰을 이용한 인터넷전화 서비스를 검토하는 이유는 기지국 장비 및 네트워크 등 통신 환경이 인터넷 기반으로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래 대비차원에서 인터넷통신 서비스에 대한 준비가 시급하다는 뜻이다.
하지만 인터넷전화를 휴대폰에 도입할 경우 기존 이동통신 서비스가 잠식당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 이통사 내부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
이통사 관계자는 "3세대 서비스의 다양화 차원에서 인터넷전화용 휴대폰 도입을 검토하고 있으나 찬반 양론이 만만치 않다"며 "도입한다면 이용자들에게 다양한 상품 선택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연진 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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