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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관 감독' 에로영화 감독 경험 풀어낸 '색화동'으로 장편 데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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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관 감독' 에로영화 감독 경험 풀어낸 '색화동'으로 장편 데뷔

입력
2007.11.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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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14편이나 만들었는데 이제야 ‘입봉’(데뷔)했다고 축하를 받네요.”

공자관(30) 감독. 웬만한 이력으로는 ‘튄다’고 말하기 면구스러운 영화판에서도 그는 조금 독특한 존재다. 비니캡을 푹 눌러쓴 얼굴엔 아직 앳된 기가 남아 있지만(1977년 2월 생), 그는 알 만한 사람은 다 아는 ‘중견’ 감독이다. <하지마> <만덕이의 보물상자> <로또걸> 등 비디오가게 구석에 한 줄로 뿌듯하게 자리잡은 ‘빨간’ 작품들이 그의 필모그래피. ‘아!’ 하는 생각이 드는 남자들, 적지 않을 것이다. 공자관의 첫번째 극장용 장편 <색화동(色畵動)> 이 15일 개봉한다.

“저도 어릴 때는 예술영화만 영화라고 생각했죠.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의 영화에 심취하고, 레오 까락스처럼 20대 나이에 천재 소리도 듣고 싶었고…. 에로 영화는 거들떠 보지도 않았죠. 재미도 없었고. 근데 그게 참 좁은 생각이더라구요.”

<색화동> 은 사실 감독의 자전적 이야기다. 영화의 카피를 그대로 옮기면 ‘초보 감독, 에로 영화판의 애로사항을 말한다’. “잡놈의 새끼들” “저질, 그런 거 하면 안 돼”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에로 영화를 만드는 조감독 진규(조재완)가 영화의 주인공이다. 자기 얘기가 얼마나 되냐고 묻자 감독은 “글쎄… 한 80%쯤 될까?”라고 대답했다.

“군대에서 막 제대하고 친구들끼리 단편작업 하던 시절에 이필립 감독의 <쏘빠떼2> , 봉만대 감독의 <이천년> 을 본 거에요. 이거다 싶었죠. 예전에 알던 에로 영화와는 차원이 달랐어요. 비주얼, 내러티브 다 장난이 아닌 거에요. 개안(開眼)한 기분이 들었죠. 구로사와 기요시처럼 에로 영화로 입문한 거장의 모습에 자연스럽게 나를 겹쳐 보게 되더라구요.”

에로영화를 만드는 클릭영화사에 월급제 감독으로 입사한 뒤, 공 감독은 3년 동안 정신 없이 영화를 찍었다. 촬영은 2, 3회 만에 끝을 내야 하고, 제작비 절감을 위해서는 아무리 중요한 신이라도 과감히 생략하는 세계였다. 번갯불에 콩 볶아 먹는 난리통과, 그 속에서 영화를 고민하는 젊은 감독의 모습이 자연스레 <색화동> 의 시나리오가 됐다.

“전 생활형 감독이 되고 싶어요. 대단한 걸작을 한 편 하기보다는 작은 거라도 내가 하고픈 얘기를 꾸준히 할 수 있는, 그런 감독이요.” 그러나 그는 더이상 월급쟁이 에로영화 감독이 아니고(2003년 퇴사), 이번 영화로 충무로 입성에도 성공했다. 뭇사람들이 흰눈으로 바라보는 에로영화의 세계로 돌아가고픈 마음이 있을까.

“왜 안 해요? 난 이제야 조금씩 깨닫게 되는 것 같아요. 벗는 걸 많이 보여준다고 에로영화가 되는 건 아니에요. 사람들이 왜 섹스로 소통하려고 하는지, 그리고 섹스를 매개로 한 인간의 심리는 어떤 것인지… 그런 것을 영화에 담고 싶어요.”

왜 ‘섹스’라는 테마에 집착하는지, 어리석은 질문을 던졌다가 되려 난처한 처지에 됐다. “난, 정말 섹스가 좋아요. (기자는) 안 그래요?” 답을 하지 않았다. 그의 말에 진심이 느껴져서 참 좋았다.

유상호기자 shy@hk.co.kr 김주성기자 poe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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