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석유업체인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중국 상하이 증시 상장 첫날 급등한 것과 달리 5일 미국 뉴욕증시에선 급락했다.
뉴욕증시에서 페트로차이나의 주식예탁증서(ADR)는 2000년 3월 이래 가장 큰 폭인 13%(32.96 달러) 하락해 222.10 달러에 마쳤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가 "개인 투자자들의 홍콩 증시 직접투자 허용에 따른 위험성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해 허용 시기가 늦춰질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 데다 베어스턴스가 이 회사 주가에 대해 "엑손모빌과 같은 경쟁업체와 비교해 비싸다"며 투자의견을 '시장수익률 하회'로 내린 것이 투자심리에 영향을 줬다.
월스트리트저널 아시아판은 페트로차이나 주가가 전날 상하이 증시에서 공모가 16.7 위안의 3배에 육박하는 48.62 위안(5.90 달러)까지 올라 이 가격 기준 시가총액 1조800억 달러로 엑손모빌을 제치고 시가총액 세계 1위 자리에 올랐으나 실제 세계 최대 기업인지는 의심 가는 부분이 많다고 지적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상하이는 물론 홍콩, 뉴욕에도 상장돼 있지만 여전히 발행주식의 86%정도는 중국 정부가 보유하고 있어 유통물량이 극히 적다. 특히 전날 상하이 증시에 상장된 주식수는 전체 발행주식의 2.2%에 불과해 '희소성' 약발을 받은 주가를 곧바로 시가총액 산정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얘기다.
실제로 전날 상하이 증시 종가 5.90 달러 대신 홍콩 증시에서의 종가 2.32 달러를 기준으로 시가총액을 산정하면 4,240억 달러로 엑손모빌의 4,880억 달러에 못 미친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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