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군표(53) 국세청장이 정상곤(53ㆍ구속)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으로부터 6,000만원을 받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 상 뇌물수수)로 6일 구속돼 부산구치소에 수감됐다.
현직 국세청장이 개인 비리로 구속되기는 1966년 국세청이 재무부 외청으로 독립한 이래 처음이다. 청와대는 전 청장이 영장실질심사에 참석하기 앞서 사퇴 의사를 밝혀옴에 따라 사표를 수리키로 하고 후임 인선 작업에 착수했다.
부산지법 고영태 영장전담 판사는 이날 영장심사가 끝난 뒤 “피의사실이 소명되고 사안이 중대하다”면서 “현직 국세청장이라는 지위가 참고인들의 진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점 등 여러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전 청장은 지난해 7월 전 청장의 국세청장 취임식 참석 차 서울로 올라온 정씨로부터 ‘향후 인사와 업무처리를 잘 봐 달라’는 취지로 현금 1,000만원을 받는 등 1월까지 4차례 현금 5,000만원을 받고, 올해 1월 해외출장 직전에도 정씨로부터 ‘잘 다녀 오시라’는 말과 함께 미화 1만 달러를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전 청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 정씨가 전 청장을 만났다는 날짜에 정씨 모습이 찍히지 않은 국세청 출입구 폐쇄회로(CC)TV 녹화테이프 등을 제출했지만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부산지법 이흥구 공보판사는 “재판부는 검찰 자료를 신빙성이 있다고 본 대신 전 청장측 자료는 결정적인 반박자료로 보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전 청장은 부산구치소로 향하면서 “법정에서 진실이 밝혀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후임 국세청장에는 한상률 국세청 차장 등이 거론되고 있다.
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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