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증시가 최근 며칠 사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내 중국펀드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국내 중국 관련 대부분의 펀드는 홍콩증시, 그 가운데서도 홍콩에 상장된 중국기업을 따로 모은 H주에 투자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증시의 H주 지수는 6일 반발매수세가 유입되며 전날보다 193.30포인트(1.06%) 오른 18,484.50로 마감돼 일단 진정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앞서 2일과 5일 연달아 3.10%, 6.39%가 떨어져 9ㆍ11테러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항셍지수도 6일에는 1.71% 반등했지만 2,5일 두 거래일동안 8.26%나 추락했다.
급락은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의 발언이 직접적 원인이 됐다. 그는 지난 주말 그 동안 홍콩증시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던 중국 본토 투자자의 홍콩증시 직접투자 허용시기를 보류할 뜻을 내비쳤다.
여기에 중국 당국이 중국 내 해외투자 펀드의 해외 투자비중을 줄이라고 지시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충격은 일파만파로 커졌다. 중국인의 직접투자나 중국 펀드들의 해외투자 대부분이 일단 향할 곳은 홍콩이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중국 펀드 수익률 하락은 불가피하다면서도 이번 하락이 대세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인의 홍콩 투자허용 보류 발언은 '취소'가 아닌 '연기'의 의미이며, 중국이 금융시장 발전과정에서 겪는 시행착오 성격이 강하다는 것이다.
한국투자증권 조선주 연구원은 "금리인상 등 중국 당국의 긴축조치가 계속 미뤄져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은 상황에서 정책적 악재가 터져나와 적어도 2~3주 가량은 조정양상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원 총리의 발언은 투자 금지가 아니라 속도조절의 의미인 만큼 늦어도 내년 초에는 중국인의 홍콩 직접투자가 허용될 가능성이 크고 증시도 다시 상승세를 탈 것"이라고 전망했다.
5일과 6일 국내 증권사 등에는 홍콩증시의 반등시기를 묻는 중국펀드 투자자들의 문의가 잇따랐다. 전문가들은 섣부른 환매보다 과도한 중국펀드 비중을 줄이는 정도의 대응을 권하고 있다. 새로 가입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이번 하락기간을 이용하는 것도 괜찮아 보인다.
삼성증권 이석진 애널리스트는 "중국 펀드의 투자구조상 당분간 수익률 하락은 어쩔 수 없겠지만 섣불리 환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 박현철 펀드 애널리스트도 "펀드 투자에서 단기 증시변동을 보고 매매를 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조언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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