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전 총재가 7일 발표할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에 어떤 내용이 담길지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이 전 총재는 6일에도 지방에 칩거하면서 생애 3번째 대권 도전 출사표인 발표문의 내용을 놓고 장고를 거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계 은퇴 및 불출마 입장을 번복하고 보수층의 적전(敵前) 분열을 일으켰다는 비난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만큼 대국민 성명인 '국민에게 드리는 말씀'을 통해 이를 희석시킬 명분을 펼쳐보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전 총재는 무엇보다 출마 결심이 '개인적 회한'이 아니라 좌파정권의 재집권을 저지해야 한다는 시대적 사명감에서 비롯됐다는 점을 국민에게 호소할 것으로 보인다.
한 측근은 " '결자해지'의 차원에서 좌파정권 3기 집권을 저지하겠다는 내용이 담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다른 측근은 "가만히 있으면 '대쪽' '원칙주의자'라는 명예를 지킬 수 있지만 그것은 '소절(小節)'이다. 출마는 소절을 버리고 나라를 위해 몸을 던지는 대의를 택하는 것이란 메시지가 담길 것"이라고 전했다.
이 전 총재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 대한 우려가 출마 결심의 단초가 됐다는 점도 언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총재 측근이었던 한 의원은 "발표문안 작성 과정에서 여러 차례 통화를 했는데 이 전 총재가 '이 후보는 불안하고 흠이 많은 후보다'라고 거칠게 공격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도 "이 전 총재가 '나는 평생 부를 탐한 적도, 축재를 한 적도, 기회주의적으로 산 적도 없다'며 이 후보를 겨냥할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이 전 총재가 박근혜 전 대표를 직접 언급하면서 연대의 필요성을 시사할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이와 함께 범여권의 재집권 가능성만 높아진다면 지체 없이 이명박 후보로의 단일화를 받아들이겠다는 의사가 포함될 수 있다.
이 전 총재는 15분 분량의 발표 문안을 혼자 도맡아 작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7일 사무실이 있는 남대문 단암빌딩에서 열리는 기자회견장에 보좌진이나 지지나 배석 없이 '혈혈단신'으로 나와 대국민 발표를 할 예정이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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