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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 금리 6%대 고공비행 한다지만… 고객들은 '시큰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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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예금 금리 6%대 고공비행 한다지만… 고객들은 '시큰둥'

입력
2007.11.07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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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은행은 2001년 3월 이후 처음으로 최고 연 6.05%짜리 1년 만기 정기예금(와인정기예금)을 최근 내놓았다. 자유적립식 적금(가족사랑자유적금)은 3년 만기에 최고 연 6%까지 이자를 준다. 국민, 우리, 신한, 하나 등 4대 시중은행 중 가장 앞섰다. 명동지점의 한 창구 직원은 "대부분 고객은 펀드에 가입한다.

그나마 가족사랑자유적금이 잘 나가는 편"이라고 했다. 하지만 기본이율은 4.6~5.2%이고, 가족 수와 목표금액, 국민카드 사용금액 등 각종 우대와 추가금리가 적용돼야 간신히 6% 이자를 받을 수 있다. 한 고객은 "주변에서 펀드로 떼돈을 벌었다는 사람이 많은데 찔끔찔끔 올리는 예금 이자가 양에 차겠느냐"고 반문했다.

# 한국씨티은행 명동지점을 찾아가 정기예금을 들고싶다고 하자 "지난해 이맘 때 연 4.7~4.8% 정도였는데 현재는 6%짜리도 있다"며 최근 야심차게 내놓은 프리스타일예금(1년 만기 6%)을 소개했다.

그러나 적극적으로 권하진 않았다. 창구 직원은 오히려 "세금 빼면 실제 받아가는 이자가 얼마되지 않는다"며 "요즘 투자자들은 예ㆍ적금을 잘 들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대신 요즘 잘 나가는 펀드를 설명하느라 바빴다. 결론은 "적립식 펀드에 들라"는 것이었다.

은행이 1년 만기 정기예금 이자 6% 시대를 열었지만, 고객들 반응이 썰렁한 것은 물론 창구 직원들도 판매에 소극적이다. 외견상 은행간 금리 경쟁은 치열한 편이다. A은행이 5.9%로 선제공격을 하면 B은행이 6% 고지를 밟고, 이어 C은행이 6.05% 특판 상품을 들고나와 달아나는 식이다.

각종 우대와 추가금리를 얹고 얹혀 펀드 등 주식시장에 맘을 뺏긴 고객을 어떻게 하든 붙잡고 돈줄을 쥐겠다는 은행들의 안쓰러운 계산인데, 두 자릿수 수익률 상품에 길들여진 고객들의 발길을 붙들기엔 역부족이다.

은행 상담원들은 한결같이 "열에 여덟, 아홉은 펀드에 든다"고 했다. 펀드 수익률에 눈높이가 높아진 고객들에게 6%대 예금이자는 그저 은행들의 자화자찬으로 보일 뿐이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은행 지점의 현장 직원들도 본점이 미는 예금보다 펀드 가입에 열을 올리는 실정이다. 그나마 분산투자(예금+펀드)를 권하는 게 전부였다.

문제는 전통적인 은행예금 마니아들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은행예금의 주 고객은 나이 많은 어르신이나 노후자금을 안정적으로 운용하고 싶은 자영업자, 펀드에 대해 잘 모르는 주부들이었다. 그러나 하나은행 직원은 "예금을 하던 이들도 한번 펀드에 맛을 들이면 중간에 예ㆍ적금을 깨고 펀드 투자를 한다"고 귀띔했다.

이처럼 '정기예금 이자 6% 시대'에 대한 고객들의 반응은 싸늘하지만, 은행들의 '이자 전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국민, 한국씨티, 수협 등 6% 고지를 선점한 은행에 이어 6% 턱밑에 있는 은행들의 반격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연 6% 이상 이자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은 7월 '0'에 머물다가 8월 0.3%로 존재를 드러낸 뒤 9월 5.5%로 치솟았다.

한은 관계자는 "1년 만기 정기예금의 이자가 6%대에 이른 것은 2001년 중반 이후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6% 중반 대 상품도 곧 나올 것으로 보지만 현재로선 효과가 불투명하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심혜이 인턴기자(중앙대 정치외교학 3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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