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버트 루빈(70ㆍ사진) 전 미 재무장관이 4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투자손실 책임을 지고 물러난 찰스 프린스 씨티그룹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의 뒤를 이어 회장에 선임됐다.
후임자 선임 때까지 과도 CEO로는 빈 비쇼프(67) 유럽 담당 회장이 임명돼 씨티그룹은 당분간 루빈 회장ㆍ비쇼프 CEO의 양두체제를 맞게 됐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외환위기 때 미국 재무장관으로서 금융 세계화정책을 강력 추진했던 루빈 회장은 공직에서 물러난 뒤 씨티그룹에 합류해 이사회 멤버 및 경영위원회 의장을 맡아왔다. 뉴욕타임스는 루빈 회장이 지난 8년간 회사의 선임자문역으로서 각국 최고위 인사와의 교류나 씨티그룹의 전략방향 구축 등 경영 부담이 없는 원로 역할을 하면서 1억5,000만 달러를 벌어들인 ‘세계 최고의 직업’을 누렸다고 보도했다.
루빈 회장이 이번에 CEO를 맡지 않은 것은 원래부터 경영 일선에 나서기를 고사했던 본인의 취향도 있지만, 프린스 전 회장의 최고 자문역으로서 어쨌든 이번 위기에 책임이 없지 않다는 비판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씨티그룹은 이날 10월초 발표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등 부실 관련 상각액 59억 달러 외에 앞으로 80억~110억 달러를 추가 상각할 것이라고 밝혀 금융시장 동요가 예상된다.
뉴욕=장인철 특파원 ic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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