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내년부터 글로벌 전략 차종인 중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카이런’을 중국에서 생산한다. 이에 따라 쌍용차가 중국기업으로 넘어갈 때부터 제기돼온 ‘기술 빼가기’ 논란이 다시 불거질 전망이다.
5일 쌍용자동차에 따르면 모기업인 중국 상하이자동차는 지난달 말 중국 강소성에 새 생산공장을 준공, 현재 평택공장에서 생산중인 카이런을 내년 상반기부터 중국 현지에서 생산키로 결정했다. 중국에서 생산되는 카이런은 기존 디자인을 변경한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이며, 쌍용차 로고 대신 상하이자동차 로고를 달고 판매된다.
카이런의 국내 생산이 중단될 경우 쌍용차의 최대 수출 시장인 중국 내 판로가 막히는 것은 물론, 브랜드 이미지 추락도 예상된다. 또 카이런 외에 액티언, 렉스턴 등 주력 모델의 중국 이전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런 이유로 쌍용차 노조는 상하이자동차의 카이런 중국 생산을 반대하고 있다. 노조 측은 “상하이차가 카이런 생산시설을 중국으로 옮길 경우 일자리는 물론 그 동안 축적해온 생산 노하우 등 유ㆍ무형의 막대한 손실이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결정을 중국 상하이차의 예정된 기술 이전 수순으로 관측했다.
실제 쌍용차는 2일 평택본사에서 임시주총 후 이사회를 개최하고 장하이타오(張海濤) 공동 대표이사 수석부사장을 각자 대표이사로 변경하고, 란칭송(藍靑松)씨를 신임 공동 대표이사 수석부사장으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쌍용차는 기존 최형탁 대표이사 사장을 포함해 장하이타오 대표이사, 란칭송 대표이사 수석부사장 등 3인 대표이사 체제로 운영하게 됐다. 쌍용차의 경영진이 상하이차 인사들로 모두 바뀌게 된 셈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중국에서 카이런을 생산하는 것 외에 브랜드 존속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유인호 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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