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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일만에 석방…'처참한 마부노호'/ "부산시민 한푼 두푼… 남편을 살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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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일만에 석방…'처참한 마부노호'/ "부산시민 한푼 두푼… 남편을 살렸어요"

입력
2007.11.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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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일간의 불안과 고통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 가족을 구해 주신 국민 여러분과 부산 시민들, 그리고 수산업계 기업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5월 15일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납치됐다 4일 석방된 마부노호 한국인 선원 가족과 해상노련 및 시민단체 관계자 등은 5일 낮 부산 서면 롯데백화점 앞에서 성금 모금운동에 적극 참여해준 시민들을 향해 뜨거운 감사의 인사를 올렸다.

이번 일로 한 동안 앓아 눕기도 했던 마부노호 기관장 조문갑씨의 아내 최경금(53)씨는 “시민 여러분들의 성금과 성원이 없었다면 남편의 석방은 불가능했을 것”이라며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마부노호 선원 가족들은 피랍 5개월을 넘긴 10월 중순까지만 해도 석방에 대한 기대는커녕 최소한의 안위조차 보장 받을 수 없는 절망과 고통 속에 몸을 떨어야 했다.

선주만 한국인일뿐, 배는 외국(탄자니아) 선적인데다 24명의 피랍 선원 중 한국인은 4명밖에 안돼 피랍 초기부터 국민적 관심을 끌지 못했기 때문이다. 7월 19일 아프가니스탄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현지로 봉사활동을 떠난 분당 샘물교회 신자 23명을 납치하는 사건이 터진 후에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가족들은 직접 청와대와 해양수산부, 외무부 등 정부와 언론을 상대로 협상에 적극 나서 줄 것을 눈물로 호소하고 나섰고, 그때부터 조금씩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10월 중순 해상노련이 먼저 석방 서명운동과 성금모금을 시작했고, 동서학원 장성만 이사장이 이끄는 기독교비상대책위원회를 비롯한 각종 단체와 시민들도 모금운동에 적극 동참했다. 모금에는 코흘리개 초등학생부터 80대 노인까지 참여했고 동서대와 경남정보대를 비롯한 대학가와 부산적십자사 부산상의 한국선주협회 원양협회 등 기관ㆍ단체가 십시일반으로 힘을 모았다.

그 결과 성금액은 7억원을 훌쩍 넘었고, 이 돈이 밑거름이 됐는지 해적들과의 협상이 급진전을 이뤄 4일 전원 석방이라는 낭보가 날아들었다. 해상노련 안대성 본부장은 “동료 선원들은 물론, 시민 모두가 자기 일처럼 생각하며 서명과 모금 운동에 나선 덕분”이라며 가슴을 쓸어 내렸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이날 오후 2시 부산시청으로 선원 가족들을 초청, 석방을 축하하고 시민 및 각종 단체ㆍ기관 관계자들과 함께 기쁨을 나눴다.

한편 해상노련 안 본부장과 마부노호 한석호 선장의 아내 김정심씨 등은 해양부 관계자와 함께 7일 선원들을 맞기 위해 예멘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이들은 선원들과 함께 다음주 초쯤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할 예정이다.

부산=김창배 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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