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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부노호 선원들 풀려나 다행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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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마부노호 선원들 풀려나 다행이지만

입력
2007.11.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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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됐던 마부노 1,2호 선원 4명이 모두 풀려나 귀환하고 있다. 석방까지 무려 174일이나 걸렸다. 한국인 해외 피랍사건 중 최장 억류 기록이다.

그 오랜 시간 구타와 굶주림, 살해 위협 등 갖은 악조건을 버텨낸 선원들과 속이 시커멓게 탔을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 정부가 좀더 관심과 노력을 기울였더라면 더 일찍 풀려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도 떨칠 수 없다.

정부 당국은 비록 시간이 걸리기는 했지만 선원 전원이 무사 귀환하게 된 데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그러나 안도하기에는 이르다. 연 1,200만 명에 달하는 국민이 해외여행을 하는 시대이고 세계 곳곳에서 무장 단체들이 한국인을 납치 표적으로 삼고 있다.

제2, 제 3의 한국인 피랍사건이 일어나지 말란 법이 없다. 마부노호 사건은 물론 최근의 한국인 피랍 사건들을 철저히 분석해 치밀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

돈을 노리고 납치를 일삼는 무장단체들과의 협상에 어려움이 큰 것을 모르지 않는다. 정부가 테러집단과 직접 협상할 수 없어 간접적으로 석방 협상을 지원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피랍 고위험 지역의 전문가 양성, 유사시 관련국들과의 신속한 협조체제 구축 및 정보망 가동 역량 등 정부 차원에서 시급히 보완해야 할 사항은 많다. 이런 대비를 평소에 충분히 갖추고 있어야만 자국민 보호를 위해 정부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갖는다.

해외에 나가는 국민들의 자세도 중요하다. 정부의 보호와 구원 노력 부족을 탓하기에 앞서 위험 지역 출입을 삼가는 등 스스로 위험 회피 노력을 해야 한다. 일반 국민들도 무장집단과의 협상은 고도의 심리전이라는 점을 이해하고 인내심을 갖고 당국의 석방 협상을 지지할 필요가 있다.

아프간 선교봉사단 피랍사건에서 보았듯이 범죄집단의 심리전에 말려들면 오히려 정부의 협상력이 떨어지게 된다. 정부와 국민이 함께 노력해야 한국인이 돈을 노리는 무장단체들의 '봉'이라는 인식을 피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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