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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동치는 대선, 어지러운 유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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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요동치는 대선, 어지러운 유권자들

입력
2007.11.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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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판세가 출렁거리고 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대선 출마 움직임은 이제 형식절차만 남긴 듯하다. 그의 출마는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에게 큰 타격이지만,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를 비롯한 범여권에도 희망의 빛이 되기는커녕 지지기반을 오히려 허물고 있다.

유권자의 관심은 이명박 후보와 이 전 총재 사이의 '보ㆍ보 대결'에 휩쓸리고 있다. 범여권이 최대 과제로 여겨온 '후보 단일화' 실현 여부조차 이미 유권자들의 관심 밖으로 밀려났다.

이 후보가 느낄 부담이야 불문가지다. 사고만 빚어지지 않으면 무난한 승리를 전망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적잖은 위험 부담이 생겼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선 후보 지지율과 비교하면 그는 아직 유리한 위치에 있다.

그러나 현 정권에 대한 실망의 반사 효과가 우연히 이 후보에 대한 지지로 몰려갔듯, 특별한 이유가 아니더라도 순식간에 썰물처럼 빠져나갈 수 있는 게 세상 인심이다.

이런 점에서 이 후보가 이 전 총재의 출마를 끝까지 막아보려고 애쓰고, 박근혜 전 대표를 끌어안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전 총재나 박 전 대표의 냉랭한 반응으로 보아 화살은 이미 시위를 떠난 셈이고, 이 후보는 변화한 상황에 대비해 각오를 다질 수밖에 없다.

지금과 같이 어지러운 양상이 빚어진 데는 너무 일찍 높은 지지를 얻는 바람에 자신도 모르게 방심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에 소홀했던 이 후보의 책임이 크다.

경선 때부터 잇따른 BBK 문제 등 의혹을 말끔하게 씻지 못해 폭발 가능성을 남겼고, 엉거주춤한 자세의 박 전 대표를 확 끌어당기지 못했다.

이 두 가지가 이 전 총재의 독자 출마 움직임을 뒷받침했다. 앞으로 제기될 걸림돌도 결국 한나라당, 또는 이 후보 자신이 빚을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서 배전의 노력이 불가결하다.

유권자도 힘들어졌다. 앞으로의 보ㆍ보 대결은 '반(反) 노무현이냐, 아니냐'는 단순한 잣대로는 재기 어렵다. 지역정서나 신당 정동영 후보의 양면 공세까지 얽히면 더욱 정신을 차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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