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가짜학위 학사장교' 시험문제… 학군단 군인들이 돈받고 유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가짜학위 학사장교' 시험문제… 학군단 군인들이 돈받고 유출

입력
2007.11.06 00:03
0 0

서울대 학군단에 근무 중인 현역 군인들이 ‘가짜학위 학사장교’ 브로커인 K대 사회교육원 경호비서과정 주임교수 황모(48ㆍ여ㆍ구속)씨로부터 금품을 받고 학사장교 면접시험 문제를 유출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제자 23명에게 필리핀 대학 허위 졸업장을 만들어주고 면접시험 문제까지 알려줘 학사장교에 합격시킨 황씨는 자신의 학ㆍ석ㆍ박사 학위를 모두 위조한 고졸 학력자로 드러났다. 육군본부는 2005년 황씨를 ‘육군여성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가 지난달 11일에야 해촉했다.

대전지검과 육군 검찰은 5일 이 사건 중간수사결과 브리핑을 통해 “학사장교 시험 1차 심사를 주관하는 서울대 학군단의 현역 군인 5~7명이 황씨와 공모해 면접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를 잡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계좌추적을 통해 이중 2명이 황씨로부터 수백만원을 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김흥석 육군 고등검찰부장은 “황씨가 ‘육군자문위원’신분이었던 점에 주목해 군 내부 공모자 수사에 집중하고 있다”며 “면접시험 문제 유출운 학사장교 면접관인 영관급 장교들이 아닌 그 아래 실무자들이 관련됐다”고 말했다. 학사장교 시험에서 면접은 일종의 구술시험으로 전형 요소 비중이 30%나 돼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육군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내년부터 학사장교 선발시 해군과 공군처럼 필기시험을 포함시키기로 결정했다.

수사결과 황씨는 사회교육원(4년과정) 학생들로부터 수업료(1,500여만원)의 3배인 4,000만~5,000만원을 받았으며, 필리핀 바기오예술신학대 이사장 이모(62ㆍ구속)씨와 짜고 학생 1인당 5,200달러를 받고 가짜 졸업장을 만들어줬다. 또 해외훈련비 조로 학생 1인당 수백만원을 받고, 하지도 않은 논문심사 명목으로 150만원을 받아 챙겼다.

특히 황씨는 면접을 앞둔 학사장교 지원자들을 자신의 집에서 합숙훈련을 시키면서 1인당 300만원씩 받았으며, 학생들은 황씨 집에서 가사일을 돕거나 운전기사 노릇까지 하고, 밤에는 불침번까지 선 것으로 드러났다고 검찰은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학사장교에 합격한 한 졸업생은 조사 과정에서 ‘교수님의 눈에서 벗어나면 장교가 될 수 없다고 생각해 충성을 다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황씨는 자신도 학력서류를 위조, 1998년 경기대 사회교육원 계약교수로 임용된 뒤 학생모집 실적을 배경으로 1년 단위 계약을 연장해왔다. 대전지검 유상범 특수부장은 “황씨는 자신을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대학 졸업, 캘리포니아 커버넌트대학 석ㆍ박사로 소개했지만 모두 허위로 밝혀졌다”며 “사실상 고졸 학력자인 셈”이라고 말했다.

대전=전성우기자 swchu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