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상반기 발행되는 고액권 지폐의 도안 인물로 백범 김 구와 신사임당이 선정됐다. 이로써 ‘조선시대 이(李)씨 남성’ 일색인 우리나라 화폐 초상에 독립운동가 및 여성 인물이 처음으로 등장하게 됐다.
한국은행은 5일 고액권 지폐 도안 인물로 10만원권에는 백범 김 구, 5만원권에는 신사임당을 최종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고액권 초상 인물 선정을 위한 ‘화폐도안 자문위원회’가 구성된 지 5개월 여만이다.
이승일 한은 부총재(화폐도안 자문위원회 의장)는 “백범 김 구는 독립애국지사, 신사임당은 여성 및 문화예술인으로서의 대표적인 상징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한은은 “김 구를 화폐 도안인물로 선정함으로써 독립 애국지사에 대한 존경을 표하고 애국심을 고취할 수 있을 것”이라며 “뛰어난 실천력과 포용력을 갖추고 통일의 길을 모색한 지도자로서 국민에게 미래의 바람직한 인물상을 제시하는 등의 효과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신사임당의 선정 배경에 대해서는 “우리 사회의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고 여성의 사회 참여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한편 문화 중시의 시대 정신을 반영하고 있다”며 “자녀의 재능을 살린 교육적 성취를 통하여 교육과 가정의 중요성을 환기하는 등의 효과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은은 연내 고액권 뒷면에 배치될 보조 소재 선정과 화폐 디자인 작업을 마무리한 뒤, 내년 중 인쇄판 을 제작하고 시제품을 제조할 예정이다. 10만원권 및 5만원권 고액권은 2009년 상반기 발행된다.
하지만 진보적 여성단체 등은 신사임당이 현대적 여성의 역할 모델로 적합치 않다는 이유로 반대하고 있고, 유관순 장영실 등 최종 선정에서 탈락한 후보들을 지지하는 단체의 반발도 거셀 것으로 보여 고액권 최종 발행까지 적잖은 후유증이 예상된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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