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서 길 아닌 길을 만들어 갈 때의 마음가짐은 신사업을 개척할 때와 비슷하다."
구자열(54) LS전선 부회장은 국내 웬만한 산악자전거(MTB) 코스는 물론이고 해외 투어에도 몇 차례 참가했을 만큼 재계에서 대표적인 산악자전거 마니아로 손꼽힌다.
LG그룹 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넷째 동생인 구평회 E1 명예회장의 장남인 그는 2004년부터 LS전선 부회장으로 경영전면에 나서고 있다.
그는 "험한 산악 길에서 자전거를 타면 도전과 부드러움이라는 경영의 두 바퀴가 조화를 이뤄야 한다는 점과 강한 근성을 배울 수 있다"는 산악 자전거 예찬론자이기도 하다.
중학교 시절부터 자전거로 등교해온 구 부회장은 5년 전 독일에서 열린'아디다스 주최 트랜스 알프스'산악자전거 대회에 참가해 7박8일간 총 650㎞를 완주했다.
한국인으로는 물론 동양인으로도 처음이다. 구 부회장은 대회참가를 위해 꼬박 7개월을 준비했다. 그는 또 미국 모하비 사막과 콜로라도 강을 5박6일 동안 야숙(野宿)하며 달린 적도 있다. 구 부회장의 명함에 적혀 있는'혁신이 없으면 미래도 없다(NO Innovation, NO Future)'라는 문구도 이 같은 경험을 통해 얻은 산 지식이다.
구 부회장이 가장 선호하는 MTB는 XC용 정통 하드테일인 인디펜던트 패브리케이션. 소재가 일반 티나늄보다 2배 이상 강한 고강도 티타늄이어서 가볍고 휨 현상이 거의 없는 게 특징이다.
구 부회장은 이 MTB를 선호하는 이유로 "우선 고객의 신체와 몸무게 등을 고려해 프레임과 튜브 등을 맞춤 생산해 편안하게 라이딩 할 수 있다"며 "특히 직원들이 모두 주주로 고객만족을 최우선으로 하는 브랜드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호회인 싸이클로(Cyclo) 회원들과 주말에는 분당 율동공원에서 모여 불곡산과 문형산, 맹산 등지의 코스에서 산악자전거를 즐긴다. 또 아침운동 코스로 자택에서 미사리와 분당 등을 오가기도 한다.
구 부회장은 "힘든 고지를 넘고 나면 어떤 일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기고 힘든 일을 정면으로 승부할 때 세상 사는 맛을 느낀다"면서 "산악자전거는 기업 경영에 많은 도움을 준다"고 강조했다.
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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