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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주 "배우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진리 1년간 쉬면서 깨달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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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경주 "배우도 평범한 사람이라는 진리 1년간 쉬면서 깨달았죠"

입력
2007.11.06 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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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비타> 이후 활동이 뜸했던 뮤지컬 배우 남경주(43)가 17일부터 동숭아트센터 동숭홀에서 공연되는 <벽을 뚫는 남자> 의 주인공 듀티율로 무대에 선다. 거의 1년 만에 새로운 작품에 도전하는 그는 “연기를 밀도 있게 하고 싶어 일부러 휴식기를 가졌다”고 했다.

“예전보다 한결 여유 있어 보인다“는 기자의 말에 그는 “쉬면서 삶의 교훈을 참 많이 얻었지만 한편으로는 대중의 관심에서 멀어지는 듯해 조바심이 난 것도 사실”이라고 손사래를 쳤다. “재작년에 늦장가를 들고 보니 아기자기한 인생의 재미를 좀 더 느끼고 싶더군요. 그래도 바삐 움직일 때 열정이 살아나는 배우라는 직업 특성상 뮤지컬 무대에서 떨어져 지내는 게 편하지 만은 않았어요.”

뮤지컬 출연은 쉬었지만 최근까지도 그는 부산, 울산, 사천, 거제 등지를 오가며 직접 기획ㆍ연출한 뮤지컬 콘서트를 여느라 바빴다.

문화 소외 지역 주민들이 뮤지컬과 친숙해지는 기회를 제공하자는 취지였다. 그 동안 너무 욕심쟁이처럼 사랑을 받기만 했다는 깨달음도 쉬면서 얻은 수확 중 하나다. 오랜만에 출연하는 작품으로 <벽을 뚫는 남자> 를 선택한 것도 “인생의 교훈이 담겨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본만 읽어 봐도 참 많은 생각을 하게 돼요.

다양한 삶의 모습과 그 안에 숨겨진 희망을 표현하고 있거든요.” 1996년 프랑스 파리에서 초연된 뮤지컬 <벽을 뚫는 남자> 는 프랑스의 국민작가 마르셀 에메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평범한 공무원 듀티율이 어느날 벽을 통과하는 능력을 얻게 되면서 인생이 뒤바뀌는 과정을 그린다.

남경주는 지난해 2월 한국 초연 때도 이 작품의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당시 공연 중이던 <아이 러브 유> 와 일정이 겹쳐 포기해야 했다. 그는 기발한 상상력으로 가득 찬 <벽을 뚫는 남자> 가 평소 호기심 많은 자신과 잘 어울린다고 설명했다. 한국 뮤지컬을 대표하는 이름이 된 지금까지도 엉뚱하게 지하철을 자주 타고 다닌다는 그다.

“지하철을 타고 이런 저런 풍경을 볼 때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배우가 색다른 직업인 것은 맞지만 배우를 하는 사람 자체는 평범하다는 진리를 예전에는 미처 깨닫지 못했죠. 전에는 제가 참 특별하다고 생각했어요. 지하철의 그 수많은 사람들 속에 속해 있고 그들의 모습을 반영한 연기가 아니면 거짓 연기인데도 말입니다.”

82년 연극 <보이체크> 로 데뷔해 서울시립가무단과 서울예술단, 롯데월드 예술극장을 거친 그는 데뷔 직후부터 주인공 자리를 꿰차며 20년 넘게 한국 뮤지컬의 대명사가 돼 왔다. 그렇기에 그는 이제 배역 욕심을 내기보다 즐기면서 일하는 게 꿈이다.

“앞으로는 과정을 통해 배우고 즐기는 것을 목표로 삼으려고 해요. 특히 무대 작업은 이기고 지는 경쟁이 아닌 하모니가 중요한 일이니까요. 나중에 아이를 낳으면 꼭 조화로운 삶에 대해 가르칠 겁니다.”

김소연 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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