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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보시베르크 솔라 임펄스 CEO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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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 보시베르크 솔라 임펄스 CEO 인터뷰

입력
2007.11.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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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날개만 달면 하늘을 날 수 있으리라고 여겼던 꿈이 2011년 실현된다.

기름 한 방울 쓰지 않고 오직 태양에너지만으로 세계를 일주하겠다는 스위스의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다. 이 꿈을 현실로 만드는 것은 솔라 임펄스의 냉철한 최고경영자(CEO) 안드레 보시베르크다. 지난달 29일 방한한 그를 단독 인터뷰했다.

_솔라 임펄스 프로젝트에서 가장 어려운 점은?

“이 프로젝트는 완전히 새로운, 미지의 분야다. 누구도 이렇게 크고 가벼운 비행기를 이렇게 느리게 운항해 본 적이 없다. 때문에 이 일을 착수하는 것 자체가 가장 큰 어려움이었다. 처음에는 그저 ‘연료나 오염 없이 세계를 일주하겠다’는 아이디어만 있었다. 그게 다였다. 돈도, 사람도 없었다. 기술적으론 무게와의 싸움이다. 모든 것이 극도로 가벼워야 한다. 모든 부품의 무게를 따져 일정 수준 이상 넘기지 않겠는다는 기본 개념을 세웠다. 세 번째 난관은 비행기의 조종이다. 날개가 아주 길고 가볍기 때문에 움직임이 민감할 수밖에 없다. 날개의 수평을 유지하고 안정시켜야 하는데 어떤 종류의 비행제어 기술이 필요할지, 그 운용이 얼마나 어려울지 등은 완전히 새로운 분야다. ”

_한국 회사의 배터리를 사용키로 했는데?

“2년 반 전부터 여러 배터리 회사들을 접촉했는데 한국 기업인 코캄이 가장 좋은 솔루션을 내놓았다. 우리는 태양이 지고 난 뒤 배터리에 충전된 전기만 써서 비행해야 하기 때문에 아주 용량이 큰 대형 배터리가 필요하다. 휴대폰이나 노트북용 배터리는 소용이 없다. 최종적으로 450㎏의 배터리가 탑재될 것이다. 동시에 에너지밀도가 아주 높아야 한다. 배터리가 가벼워야 한다는 뜻이다. 수 차례 시험결과 코캄의 기술이 가장 뛰어났다.”

_61m 비행기 개발에서 가장 주안점을 둔 점은?

“우리는 내년에 날개 61m 비행기, 2009년 날개 80m 비행기를 만든다. 한번 만들어선 제대로 방향을 잡았는지 확실치 않기 때문이다. 61m 비행기를 통해 태양에너지 비행에 적용될 모든 기술을 시험하고 최적화한 뒤 80m 비행기에 적용할 것이다. 기본적으로 가볍게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총 무게가 1.6톤에 불과하다. 또 61m 비행기는 2009년 1박2일 동안 비행할 수 있는지를 실증할 것이다. 일단 하룻밤 동안 날 수 있다면 이후 더 멀리, 더 오래 비행이 가능할 것이다. 단 61m 비행기는 조종실의 압력조절장치가 없어 고도를 높일 수 없기 때문에 더 오래 날기 어렵다.”

_개인적으로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공학을 전공한 뒤 20년 동안 벤처기업을 창업하는 일을 했다(솔라 임펄스에 합류하기 직전 그는 하이닉스에 메모리반도체 관련 특허기술을 이전한 이노바티브 실리콘을 운영했었다). 2종의 비행 면허를 갖고 있고 비행에 대한 열정도 있었다.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를 처음 발의한 것은 버트란드 피카드인데, 그는 1999년 기구로 세계일주를 하면서 4톤의 프로판가스를 썼고 이후 연료나 대기오염 없이 이런 일을 할 수 없을까 생각했다. 2003년 스위스 로잔공대(EPFL)가 아이디어에 대한 타당성조사에 착수키로 했는데 내게 이 조사를 맡아달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나는 이 학교를 졸업했고 교류가 있었다. 그렇게 시작됐다. 타당성조사 끝에 2,3년이면 필요한 기술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왔다.”

_어떻게 기업들을 설득해 재원을 확보했나?

“프로젝트의 총 예산은 7,000만유로(약 910억원)다. 솔베이, 오메가, 도이체방크 같은 기업들이 기부하고 있다. 우리는 인류가 존속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것보다 많은 오염을 유발하고, 재생할 수 있는 것보다 더 많은 자원을 낭비하며, 화석연료로 인한 지구온난화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살아가는 방식을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 기업들 역시 지속 가능성을 고민하며 사회적 책임을 느끼고 있기 때문에 솔라 임펄스 프로젝트가 그들이 해야 할 일이라고 믿고 있다. 사실 스포츠 후원사업이나 헐리우드 영화 제작비 등을 고려하면 기부 액수 자체가 그렇게 크지 않을 것이다.”

_솔라 임펄스가 세계 일주에 성공하면 뭐가 남나?

“우선 기술적 발전이 있다. 개발 비용인 7,000만유로 대부분은 엔지니어들에게 들어가는 인건비인데 그만큼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측정이 어려울 테지만, 이 프로젝트의 야망은 사람들에게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는 것이다. 솔라 임펄스는 비행기 날개에 충전되는 아주 작은 태양에너지,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 하나와 맞먹는 전력만 써서 전 세계를 일주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는 우리가 기술만 잘 활용하면 얼마나 에너지를 절약할 수 있는지 보여줄 것이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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