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포항 축구의 힘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포항 축구의 힘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

입력
2007.11.06 00:03
0 0

프로축구 챔피언결정 1차전이 열린 4일 포항 스틸야드. 박원재(23)가 대포알 같은 선제 중거리슛을 터트리자 스틸야드를 가득 메운 포항 홈팬들은 열광했다.

곧이어 파도타기 응원이 펼쳐지며 박원재의 이름을 모두 외쳤다. 다른 선수가 아닌 포항이 공들여 키운 ‘포항의 아들’ 박원재가 K리그 챔피언으로 가는 중요한 길목에서 결정적인 한방을 터트렸기에 홈팬들은 더욱 기뻤다.

통산 4번째 K리그 우승에 도전하고 있는 포항의 올시즌 약진은 K리그에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무엇보다 스타의 힘에 의존하지 않고 지역 출신의 선수들을 오래 공들여 키워 결실을 보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

수원과의 플레이오프와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2경기 연속골을 터트린 박원재는 포항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이 키운 대표적인 사례. 포항 구단이 직접 지원하는 포항동 초등학교를 시작으로 포철중, 포철공고를 졸업한 박원재는 포항 스틸러스에 입단한 이후 꾸준히 출전 기회를 얻으며 성장했다. 박원재는 파리아스 포항 감독으로부터 국내 선수 가운데 기술이 가장 뛰어난 왼쪽 미드필더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원재 뿐이 아니다. 미드필더 황진성과 수비수 이원재 등도 포항 유스 시스템을 거치며 주전으로 발돋움한 경우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미들즈브러에서 뛰고 있는 이동국과 일본 J리그 요코하마로 임대된 오범석 역시 포항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이 키워낸 스타들이다.

올시즌 초 포항의 우승 가능성을 점친 전문가는 많지 않았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성남과 수원, 울산 등에 밀린다는 전망이 우세했다. 전력을 판가름하는 ‘인적 자원’에서 이들 구단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각급 대표팀 자원들을 대거 보유한 성남 등에 비해 포항의 베스트11은 초라해 보였다.

하지만 오랜 기간 포항의 유소년 시스템에 의해 길러진 무명의 선수들이 오히려 스타들을 압도하고 있다. 포항이 인내심을 갖고 어린 유망주들을 육성하는 데 뿌린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는 것이다.

포항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은 지역 연고지 정착을 위한 구단의 장기적 차원의 프로젝트이기도 하다. 포항의 황인국 기획실장은 “유럽의 선진 축구팀들은 유소년 클럽 시스템이 뿌리깊게 정착돼 있다. 유망주 확보와 함께 지역 주민들과의 밀착성도 유소년 클럽 시스템에 의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활약한 박원재는 “포항에 축구전용경기장이 지어질 때부터 선배들이 뛰는 걸 봤고 고등학교에 다닐 때부터 이 곳에서 뛰는 것을 꿈꿔왔다”며 포항의 유소년 클럽 시스템에 자부심을 드러냈다.

김기범 기자 kiki@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