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학생회와의 갈등 등 학내 분열 조장 이유로 직위해제 됐던 손봉호 동덕여대 총장의 복직 후 첫 출근이 무산됐다. “복직 환영”과 “자진 사퇴”를 주장하는 양측의 격렬한 몸싸움이 벌어지면서 손 총장 출근길은 파행을 거듭했다.
동덕여대 민주화를 위한 공동투쟁위원회(동덕 공투위)는 5일 오전 9시 서울 성북구 하월곡동 동덕여대 정문을 가로 막고 “손 총장은 학내 갈등을 일으킨 데 책임을 지고 자진사퇴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근 저지 투쟁에는 총학생회, 교직원노조 등 60여명이 참가했다.
오전 9시40분께 학내 환영행사 참석을 위해 승용차편으로 도착한 손 총장은 교수협의회 등 환영 인파 100여명에 둘러싸여 학교에 들어갈 예정이었지만 공투위 측의 저지로 진입에 실패했다. 출근이 무력으로 저지당한 손 총장은 “착잡하고 난감한 심정”이라며 “모든 것을 법과 원칙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손 총장은 인근 예술관 강당 회의실로 자리를 옮겨 7시간 넘게 공투위 측과 대치했다.
손 총장 출근을 놓고 학내외 찬반 양론도 가열됐다. 공명선거실천시민운동협의회(공선협) 25명은 동덕여대 총학생회의 거센 반발로 예정시간을 40분 넘겨 기자회견을 열었다. 권혜정 총학생회장(23ㆍ문예창작 4)은 “검찰수사에서 총학생회 부정선거 논란이 무혐의로 밝혀졌는데도 공선협 등 외부단체가 개입해 문제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손 총장은 지난해 4월 총학생회 선거에서 선거인 명부가 조작됐다며 총학생회 ‘불인정’을 선언한 후 학생 측과 대립하기 시작했다. 재단 측은 학내 분열을 이유로 1월 손 총장을 직위해제 했지만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4월 직위해제 처분 취소결정을 내리자 9월1일자로 복직시켰다. 학교 측은 학내 반대 분위기 등을 고려해 첫 출근 시점을 늦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현정기자 agada20@hk.co.kr진실희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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