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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민주 분열·자민 득세 '정계 빅뱅' 가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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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민주 분열·자민 득세 '정계 빅뱅' 가시화

입력
2007.11.06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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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제1 야당인 민주당의 오자와 이치로(小澤一郞) 대표가 '자민ㆍ민주 대연립 소동'의 책임을 지고 4일 사의를 표명하면서 일본이 정계개편의 급물살을 타고 있다.

오자와 대표는 자민ㆍ민주 연립정부 구성 제안에 적극적인 자세를 보였다가 민주당의 거센 반발에 부닥치자 "이번 문제로 당내 불신을 불러일으킨 책임이 크고, 대표로서 지도력을 발휘하기가 어렵게 됐다"며 4일 사임의 뜻을 밝혔다.

민주당 집행부는 5일 긴급 회의를 열고 "민주당이 지금까지 온 것은 오자와 대표의 리더십 덕분이었다"며 사퇴를 번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집행부는 그러나 자민ㆍ민주 대연립 구상까지 받아들이는 것은 아니라고 분명한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오자와 대표는 "걱정을 끼쳐서 미안하다"며 "그러나 머리를 정리할 때까지 기다려 달라"고 대답했다고 민주당 관계자는 밝혔다.

일본 정계에서는 오자와 대표의 사퇴 번복이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당 간부회의가 자민당과의 대연립을 거부한 것을 '불신임'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오자와 대표의 입장과 오자와 대표가 밀실에서 연립을 모색한 것에 대해 '1인 쿠데타'라고까지 비판한 당내 분위기에서 타협점을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정국의 최대 변수는 역시 오자와 대표의 향후 행보이다. 세가지 시나리오가 가능하다. 우선 오자와 대표가 그대로 대표직에 복귀하는 것이다.

그러나 민주당은 수권정당으로서의 이미지가 크게 손상돼 앞으로 자민당의 강공에 밀릴 가능성이 크다. 될 수 있으면 중의원 해산 및 총선을 늦추려는 자민당이지만 이 같은 민주당의 분열과 이미지 추락을 틈타 그 시기를 공세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주도권을 확보했다.

후쿠다 총리가 5일 이부키 분메이(伊吹文明) 자민당 간사장에게 "신 테러대책특별법안을 이번 국회에서 통과시킬 수 있도록 충분하게 회기를 연장하라"고 지시한 것은 이런 상황 변화를 반영하는 것이다.

오자와 대표가 사임 확정 후 바로 탈당해 신당 창당과 함께 자민당과 손을 잡는 방법도 있다. 혹은 차기 총선 이후 신당을 만들어 자민당과 연립정권을 구성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어느 경우든 일본 정국의 큰 물줄기는 대대적인 개편 쪽으로 흐르게 된다. 자민당의 입장에서도 설사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더라도 해산제도가 없는 참의원에서의 어려움은 계속되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정계개편을 추진해야 하는 상황이다.

오자와 대표는 자민당이 참패했던 1998년 참의원 선거 후에도 당시 자유당 대표로서 자민ㆍ공명당과 함께 연립정권을 결성했었다.

오자와 대표 개인의 정치적 앞길은 그리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때 '자민당의 황태자'로 불리다가 탈당, 신당을 만들고 깨기를 반복해 온 오자와 대표는 "민주당이 차기 총선에서 승리하기 힘들다"는 판단으로 이번에 자민당과의 연립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

그로서는'정치 9단'의 본능적인 후각을 발휘한 것이겠지만, 국민들은 그에게서 무자비한 '파괴자'라는 옛 이미지를 떠올리며 자민당과의 야합 시도를 곱지 않게 바라 보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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