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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피랍한국인 석방/ 협상 끝내고도 영해서 뱃머리 돌려 '긴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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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말리아 피랍한국인 석방/ 협상 끝내고도 영해서 뱃머리 돌려 '긴장'

입력
2007.11.0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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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막히는 24시간이었다.

마부노 호 선주 안현수씨를 앞세운 우리측과 소말리아 납치 세력간의 밀고 당기는 석방교섭이 막바지에 이른 것은 3일 오후(한국시간). 몸값과 인질 맞교환에 대한 제반 석방조건에 합의한 상태였다.

하지만 소말리아 무장세력이 돌연 마음을 바꿨다. 납치 세력들은 선원들을 태운 마부노 호를 납치 장소인 하라데레항에서 영해상으로 예인해 오다 되돌아가 버렸다. 영해상에서 머물던 미 해군 5함대를 발견하고는 급하게 선수를 돌린 것이다.

북한 선적인 대홍단호를 납치하려다 되려 미 해군의 역습을 받았던 최근의 사건 때문에 납치 세력들은 꽤나 긴장한 듯 했다. 석방이 또다시 지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정부 내부에 만연하기 시작했다.

우리측은 납치세력을 상대로 미 해군함정이 마부노 호를 무사히 인도 받아 호위하기 위한 목적이지 공격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수 차례 설득했다. 하지만 납치 세력들은 못미더운 듯 시간을 끌기 시작했다.

긴장 속 몇 시간이 흘렀다. 결국 납치 세력으로부터 ‘미 해군 함정을 영해에서 수km 더 물러나도록 하라’는 요구가 날아왔다.

몸값교섭에 이어 막판까지 가슴 졸이게 했던 교환 교섭이 마무리 된 것은 4일 오후. 우리측은 미 해군 5함대에 소말리아 납치 세력들이 위협을 느끼지 않을 정도의 지점에서 대기해줄 것을 요청했고, 억류지역인 하라데레항에서 마부노호를 이끌고 온 납치 세력들은 영해 가까운 해역에서 몸값 지불이 확인되자 재빨리 달아났다.

174일간의 최장기 억류생활에서 벗어나는 극적인 순간이었다. 마부노 선원들의 최장기 억류는 몸값 흥정이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납치 세력들은 납치 초기 터무니없는 몸값으로 사태를 장기화했고 지난 8월에야 몸값을 적정수준으로 낮추기 시작했다. 몸값에 대한 접점이 찾아지면서 한때 석방설이 나돌기도 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인질석방이 석방에 걸림돌로 작용했다. 당시 외신을 통해 아프간 인질들의 몸값에 대한 추측성 보도가 잇따르자 소말리아 납치 세력들이 다시 몸값을 높이며 협상을 지연시키기 시작했다. 한국인 피랍자들에게 폭력을 행사함으로써 동정 여론을 조성, 정부를 압박하는 고도의 심리전을 펴기도 했다.

이 과정에 선주 안씨는 석방 대가를 자신이 감당할 수 없다며 정부의 지원을 요구했고 정부는 “정부가 나서서 납치단체에 돈을 지불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라며 응하지 않았다.

하지만 국민적 관심 속에 소말리아 피랍사태는 피랍 174일 만인 4일 선주와 해적간의 협상이 타결됨에 따라 인명피해 없이 마무리됐다. 100만 달러 안팎의 몸값 지불설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당국은 부인하고 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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