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진영의 좌장 이재오 최고위원이 몸을 바짝 낮추고 박 전 대표 측에게 사과했다. “아직도 경선하는 걸로 아는 사람들이 있다. 좌시하지 않겠다”고 박 전 대표 진영을 겨냥한 발언이 부메랑으로 돌아와 박 전 대표 진영뿐만 아니라 이 후보 진영 내에서도 ‘이재오 2선 퇴진론’이 비등하고 있는 상황이 배경이 됐다.
이 최고위원은 3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발언과 관련, “경선이 끝난 지 두 달이 지났지만 나는 여전히 승자의 입장에서 패자를 바라보고 있었다”며 “나의 오만함을 깊이 반성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솔직히 경선 승리 후 ‘패자가 무슨 할 말이 있느냐’는 생각을 해 왔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그게 잘못된 생각이었음을 깨닫게 됐다”고 덧붙였다.
그는 이날 ‘사과’라는 표현을 여러 번 써 가며 반성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회창 전 총재의 출마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박 전 대표 측을 끌어안기 위한 전략적 ‘몸낮추기’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도 “진심으로 봐 달라”고 거듭 당부하며 진정성을 강조했다
이 최고위원은 “5일 열릴 최고위원회의와 의원총회에서 이런 사과 입장을 공개적으로 밝히겠다”면서 “박 전 대표에 대해서도 이른 시일 내에, 가능하면 내일이라도 직접 만나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고 했다. 그는 또 “이번 ‘오만의 극치’ 파동으로 인해 (이 후보로부터) 눈물이 쏙 나도록 야단을 맞았다”고도 소개했다.
그러나 그는 ‘퇴진’ 주장에 대해선 “대선 승리 이후 논의할 문제”라며 사퇴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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