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중순 소말리아 해역에서 현지 무장세력에 납치된 원양어선 마부노 1, 2호 한국인 선원 4명이 피랍 174일만인 4일 극적으로 풀려났다.
외교통상부 당국자는 이날 “4일 밤 10시(한국시간)께 현지 납치세력과의 인질석방 교섭이 완전타결 돼 한국인 4명을 포함한 마부노 선원 24명이 모두 우리측에 인도됐다”며 “마부노 1, 2호는 미국 해군 5함대의 호위 하에 예멘 아덴항으로 향하고 있다”고 밝혔다.
석방된 한국인 선원은 선장 한석호(40), 총기관 감독 이송렬(47), 기관장 조문갑(54) 양칠태(55)씨다. 마부노 1, 2호는 7, 8일께 아덴항에 도착할 예정이며 한국선원은 두바이를 거쳐 한국으로 귀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피랍생활과 무장 세력들의 폭행 등에도 불구하고 선원들의 건강상태는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인 안현수씨가 선주로 탄자니아 선적인 마부노 1, 2호는 지난 5월15일 소말리아 해역을 지나던 중 ‘해안경비대’를 자처하는 현지 무장세력에 납치됐으며 몸값 등 석방교섭이 난항을 겪으면서 선장 한씨 등 4명은 한국인 피랍사건 사상 최장기 억류생활을 하는 고초를 겪었다.
이 배에는 한국인 선원 4명을 포함, 중국인 10명, 베트남인 3명, 인도네시아인 4명, 인도인 3명 등 24명이 승선해 있었다. 마부노 선원의 석방조건으로 100만 달러 안팎의 몸값이 지불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정부당국자는 “몸값 지불여부에 대해 아는 사실이 없다”고 부인했다.
피랍된 마부노호 한국인 선원들의 석방교섭이 지연되면서 분당샘물교회 봉사단원의 아프가니스탄 피랍사건 해결을 위한 정부 측 노력과 비교되면서 형평성 논란이 강하게 제기됐으며, 한국인 선원들이 거주하는 부산지역을 중심으로 모금운동이 벌어졌다.
정부는 김만복 국정원장까지 나서는 등 직접협상을 시도한 아프간 납치사태 해결과정과는 달리 소말리아 해적들과는 선주를 앞세운 간접협상 입장을 견지해왔다. 외교부는 이날 석방 보도자료를 통해 “장기간의 억류생활로 많은 어려움을 겪은 마부노 선원들과 그 가족들에게 심심한 위로의 뜻”을 전했다.
정진황 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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