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홍진선(남ㆍ34)씨는 최근 5살 생일을 맞은 딸 기연이에게 재미있는 생일선물을 사줬다. 버튼을 누르면 미리 녹음된 생일노래를 불러주는 인형이었다.
일반 인형과 다른 점은 미리 입력한 아이 이름을 노래가사에 넣어 부를 수 있는 디지털기술이 적용됐다는 점. 생일 파티에서 "생일 축하합니다. 사랑하는 홍기연. 생일 축하합니다"라고 노래하는 인형을 받은 딸은 좋은지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생일노래를 듣고 또 들었다.
아동 관련 시장이 지난해 약 18조원을 넘어서면서 올해부터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아동용(Kids) 제품들이 속속 출시되고 있다.
국내 완구 전문회사인 영실업은 최근 어린이 전용 휴대폰인 '제키'(Zeki)를 출시했다. 외관과 내장된 소프트웨어는 일반 휴대폰과 다름 없지만 통신기능만 무전기와 같은 근거리 데이터 통신으로 설정한 전화기다.
즉, 할당된 전화번호가 없이 가까이 있는 재키끼리만 통화할 수 있다. 그러나 통화, 화상통화, 문자보내기, 음성녹음 등의 일반 휴대폰 기능을 모두 사용할 수 있고, MP3, 디카, 모바일 게임도 이용 가능하다. 근거리 데이터 통신을 채택했기 때문에 어린이들이 아무리 통화를 해도 통화료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 제품 가격은 9만9,500원.
영실업의 김상희 완구사업 본부장은 "요즘 아이들은 눈높이가 높아져서 겉모양만 흉내낸 전화기는 갖고 놀지 않는다"면서 "통화료 걱정이 없으면서도 실제 휴대폰의 기능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는 제키는 부모들에게 큰 호응을 얻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욕실가전 전문업체인 가온 메카트로닉스의 자동물내림 비데 '노벨라 MFB-2000' 역시 디지털기술을 적용한 키즈 제품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비데는 용변 후 자리를 비운지 6초가 지나면 자동으로 물이 내려가도록 돼 있다. 용변 후 물을 잘 내리지 않는 어린 자녀를 둔 가정에서 인기가 높다. 첫 제조물량이 다 소진돼 추가물량 생산에 돌입했다고 이 업체 관계자는 전했다. 제품 가격은 39만6,000원.
인비넷(www.inbenet.com)은 아이피아노(iPiano)라는 두루마리 피아노(Roll Piano)를 개발해 판매하고 있다. 이 제품은 컴퓨터(PC) 앞에 피아노를 펼친 후 PC와 USB로 연결하기만 하면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다양한 디지털 피아노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가격은 15만8,000원으로 홈페이지에서 주문할 수 있다.
보안 솔루션 업체인 잉카엔트웍스는 메모리(SD)카드에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만화 '뽀롱뽀롱 뽀로로'를 불법복제 방지 기술을 적용해 저장, 판매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운전 중 내비게이션 시스템이나 휴대용멀티미디어플레이어(PMP)에 이 카드를 넣어 자녀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용도로 구매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전했다. 가격은 4만9,000원.
또 국내 정보기술(IT) 기업인 이노비츠 아이엔씨는 최근 '안심 MP3P'(가칭)라는 기능에 대한 특허를 등록했다. 어린이들이 귀에 이어폰을 꽂고 다닐 경우 주변 소리를 듣지 못해 교통사고 등을 당할 수 있다.
이를 막기 위해 보행 중에는 자동으로 한쪽 이어폰의 음향을 없애거나 줄이고, 어린이가 가만히 서 있거나 앉아있을 경우에만 다시 양쪽 이어폰 음향이 원상태로 돌아오는 기술이다.
문준모기자 moonjm@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