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철(性澈ㆍ1912~1993)스님의 법문집 '무엇이 너의 본래 면목이냐'가 출간됐다. 이 책은 성철 스님이 해인총림 초대 방장으로 취임한 1967년 이후 선종(禪宗) 전통 방식에 따라 안거(安居)의 결제일과 해제일 등에 법당에 올라가 설법했던 상당(上堂) 법문을 엮은 것이다(장경각 발행).
열반 14주기(4일)를 계기로 출간된 책은 '본지풍광설화(本地風光說話)'라는 부제가 설명하듯 한문투의 전통적인 법문인 '본지풍광'을 구어체로 풀어 썼다.
본지풍광은 그 날 법문에서 전달할 핵심 내용을 담은 '수시(垂示)', 성철 스님이 제시하는 공안(公案ㆍ화두)인 '본칙(本則)', 본칙에 대한 옛 스님들의 법문인 '염(才+占)', 본칙에 대한 옛 스님들의 게송(偈頌)인 '송(頌)', 본칙과 염과 송에 대한 간단한 평(評)인 '착어(著語)' 등 전통적 법문 형식에 충실, 선승(禪僧)으로서의 진면목을 담고 있다.
원택 스님은 책의 후기에서 "성철 스님은 처음부터 끝까지 '깨쳐야 알지, 깨치기 전에는 모른다'는 말씀을 지루할 만큼 되풀이 한다"면서 "이는 책을 읽는 순간 순간마다 자기도 모르게 솟아 오르는 알음알이의 싹을 싹둑싹둑 잘라내는 큰스님의 반야검(般若劍)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큰스님은 화두란 오매일여(寤寐一如ㆍ잠잘 때도 화두를 놓지 않는 것)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한 걸음 더 나아가 해독할 수 있다고 했다"며 "이 책에서 모든 지식을 끊고 부처님과 가섭, 역대 조사의 암호밀령(화두)을 깨치는 언하무심(言下無心)의 인연을 갖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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