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가 대선 핵심 기구인 가족행복위원회를 4일 서울 올림픽공원 역도경기장에서 출범시켰다.
위원장을 맡은 정 후보는 “가족이 행복하려면 사회가 투명해야 하는 만큼 이번 대선을 부패 세력 대 미래 세력의 대결로 규정한다”며 수사권ㆍ기소권을 가진 공직자부패수사처 설치, 반(反) 인권ㆍ선거ㆍ부패 사범에 대한 대통령 사면권 제한, 차명 거래 처벌 강화, 국가청렴위 기능 강화 등 ‘클린 대한민국 5대 공약’을 제시했다. 정 후보는 이어 “주가조작, 사기, 땅 투기의 상징인 이명박 후보로도 모자라 선거 부패 핵심인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까지 나와서 누가 더 부패한 과거 세력인지를 겨루는 난타전을 하고 있다”면서 “이 모든 사태 원인인 이 후보의 후보 자격을 국민 여론으로 박탈해야 하며, 선거 유ㆍ불리를 떠나 이 전 총재 출마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정 후보 선대위 중추 조직인 가족행복위는 ‘국민 맞춤형 쌍방향 정책 선거’를 추구한다. 기성 선거 운동 방식에서 벗어나 이벤트 요소를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정 후보 지지자를 중심으로 구성된 ‘행복 배달부’들이 점조직이 돼 국민의 소원을 ‘행복 엽서’에 적어 각 지역 ‘행복 우체국’에 접수시키면 ‘행복 은행’ 16개 시ㆍ도 지점으로 전달된다. 캠프는 행복 엽서가 2002년 대선 때 노사모의 돼지 저금통 같은 바람을 일으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행복 배달부 1호는 정 후보가, 2호는 부인 민혜경씨가 맡았다.
정책으로 만들 가치가 있다고 판정된 엽서에 대해선 정 후보가 작성자에게 ‘행복 계약서’를 써 준다. 인터넷 사이트 ‘내세상.com’에도 소원을 접수할 수 있다.
이날 지지자 2,0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시간 동안 진행된 출범식은 감성을 자극하는 이벤트의 연속이었다. 정 후보는 선대위 마스코트인‘곰 가족’과 함께 등장했고, 정 후보가 쪽방 노인 등의 손을 잡고 눈물 흘리는 동영상이 상영됐다. 정 후보가 인터넷에 올라온 정책 제안에 직접 댓글을 다는 시범을 보이기도 했다. 민혜경시는 정호승 시인의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어라’는 시를 낭송했다. 국민이 “딱이야!” 하면서 만족해 한다는 뜻의 ‘딱춤’도 공개됐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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