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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햄릿' 김수용 "5년전 뮤지컬 무대 도전 연기인생의 돌파구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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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햄릿' 김수용 "5년전 뮤지컬 무대 도전 연기인생의 돌파구 찾아"

입력
2007.11.0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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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에 띄는 대작이 뜸한 가운데 체코 뮤지컬 <햄릿> 의 라이선스 공연이 잔잔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원작의 음악이 뛰어난 까닭이지만 고음역대의 노래를 시원하게 소화해 낸 배우 때문에도 화제가 됐다. 타이틀 롤을 맡아 열연하고 있는 아역 연기자 출신 배우 김수용(31)은 <햄릿> 에서 뮤지컬 배우로서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잘 봐주셨다니 감사할 따름이죠. 그렇지만 이번에 좋은 평가를 받아도 자칫 잘못하면 언제든 다시 욕먹을 수 있는 게 배우니까 들뜨지 않으려 노력해요. 전 그저 오랜만에 정상적인 역할을 맡아 기쁠 뿐인걸요.”

2002년 <풋루스> 로 뮤지컬에 데뷔한 김수용은 뮤지컬 경력이 길지 않음에도 유난히 에이즈 환자( <렌트> ), 박쥐소년( <뱃보이> ), 트랜스젠더( <헤드윅> ) 등 현실과 동떨어진 캐릭터를 많이 맡아왔다. “햄릿은 오랜만에 맡은 사람 역할”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그래도 전형성에서 벗어난 극단적인 인물을 그려 온 덕분에 관객이 늘 새롭게 봐주시는 것 같아요. 우연찮게 매번 부르기 어려운 노래를 해야 하는 역할이어서 가창력도 예전보다 좋아진 듯하고.”

방송 프로듀서 아버지와 연극배우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나 7세 때 탤런트 생활을 시작한 그는 중학교 때만 “실컷 놀고 싶어” 연기를 쉬었을 뿐, 꾸준히 드라마와 영화에 출연해 왔다. 그런 그가 데뷔 20여년 만에 뮤지컬로 무대를 옮긴 것은 다른 매체에서 잘 풀리지 않는 연기 인생의 돌파구를 찾기 위함은 아니었을까.

“그런 생각이 없었다면 거짓말이겠죠. 하지만 뮤지컬은 실력이 없는 사람은 도전할 수 없는 장르잖아요. 물론 제게도 큰 모험이었는데 지금은 탁월한 선택이었다고 생각하죠.”

그는 주변의 편견 때문에 친구 사귀는 게 어려워 매년 반이 바뀌는 게 힘들었을 뿐 아역 연기자 출신이어서 힘든 점은 없었다고 한다.

“한번은 제 상대역을 맡았던 소녀밴드 출신의 가수가 사람들이 연기자로 봐주지 않는다며 고민을 털어놓은 적이 있어요. 그래서 제가 그랬죠. 나는 서른 넘은 지금도 <간난이> 의 영구라고. 그런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으면 이 험난한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겠습니까.”

그는 오히려 성인 배우들과 함께 촬영하면서 예의범절을 배운 것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별 재미를 못 느껴 술, 담배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바른 생활 사나이’에게 꿈을 물었더니 “배우가 되고 싶다”는 엉뚱한 듯하지만 모범적인 답이 돌아왔다.

“요즘은 연기자가 후한 평가를 받는 시대가 아닌가요. 저 역시 실력에 맞게 칭찬을 듣고 있는 건가 싶을 때도 많고요. 50~60대가 될 때까지 계속 연기를 하면서 그 때도 찬사를 들을 수 있다면 그게 바로 진짜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저 아역 배우 많이 컸네’가 아닌 ‘아, 저 배우가 아역 연기자 출신이었지’하는 말을 들을 수 있게 말이죠.”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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