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학위 학사장교 사건의 핵심 브로커인 K대 사회교육원 경호비서과정 교수 황모(48ㆍ여)씨가 2005년부터 ‘육군 정책 여성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인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황씨가 제자 23명에게 필리핀 소재 대학의 허위 학력을 갖게 해주고 학사장교에 합격할 수 있도록 해주는 과정에서 육군정책여성자문위원 직위를 이용, 육군 측에 접근했는지 여부 등에 대한 검찰과 군 검찰의 수사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4일 대전지검과 육군본부 등에 따르면 육본은 2005년 황씨를 포함한 경제계, 학계, 시민단체 여성 인사 9명을 ‘육군 정책 여성자문위원’으로 위촉했다. 당시 육본은 황씨를 ‘K대 경호비서학과 교수’로 소개했지만 황씨는 K대 사회교육원 소속이다.
황씨는 또 지난해 2월 사회교육원 학생 56명과 함께 ‘스승과 제자가 함께 하는 GOP 경계체험’에 참가했다. 당시 육본은 보도자료를 통해 황씨를 ‘국내 경호학계 유일한 여성 박사로서 태권도 등 총 20단이 넘는 무술실력을 갖췄으며, 100여개의 자격증을 지닌 맹렬 여성’이라고 소개했고 언론에도 보도됐다. 그러나 검찰에 따르면 황씨가 체육교육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고 밝힌 미국 캘리포니아 커버넌트 대학은 국내 인사들이 설립한 온라인교육 중심의 신학대학으로, 학위 인증을 받지 못하는 곳이다.
그러나 황씨는 이 같은 배경을 내세워 ‘사회교육원에 입학하면 협약을 체결한 필리핀 대학의 학위로 학사장교로 임관될 수 있다’고 홍보했다.
한편 황씨는 육군 학사장교의 경우 별도의 필기시험이 없다는 점을 악용한 것으로 밝혀져 육군 학사장교 선발 전형에 대한 재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육군 학사장교는 수능 20%, 대학성적 20%, 면접 30%, 체력테스트 30%로 선발하며, 최근 대학원생들까지 지원할 정도로 인기가 높아져 경쟁률은 2대 1 정도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능성적이 낮은 황씨의 사회교육원 제자 27명 중 불과 4명만 탈락하고 23명이 합격할 수 있었던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반면 공군과 해군은 학사장교 선발시 필기시험을 치르고 있다.
대전=전성우 기자 swch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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