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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국세청장 첫 검찰 소환/ 전군표 청장 "다 사실 아니다" 목소리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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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국세청장 첫 검찰 소환/ 전군표 청장 "다 사실 아니다" 목소리 높여

입력
2007.11.0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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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현직 국세청장으로는 처음 검찰에 소환된 전군표(53) 국세청장은 '6,000만원 상납' 혐의를 전면 부인하며 결백을 주장했다. 자신과 관련된 의혹이나 혐의를 보도하는 언론이 매우 못마땅한 듯 목소리를 높여 역정을 내기도 했다.

사상 초유의 현직 국세청장의 검찰 소환을 지켜본 1만8,000여 국세청 직원들은 하루 종일 뒤숭숭한 분위기 속에서 근무를 해야 했다.

긴장 속의 검찰 출두

전 청장은 검찰에 출두하기로 한 약속 시간보다 1시간 가량 늦은 오전 10시52분께 검은색 에쿠스 관용차를 타고 부산지검 2층 현관 앞에 도착했다.

청사 내 조사실로 향하기 전 전 청장은 "업무협조비 조로 돈을 받았다는 사실을 청와대에 보고했다는 언론 보도(본보 1일자 1면)가 사실이냐"는 취재진들의 질문이 쏟아지자 걸음을 멈추고 "다 사실이 아니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이런 모습을 보여드리게 된 것은 내 부덕의 소치다.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며 국민들에게 사과 메시지를 전했다.

전 청장은 이어 격앙된 목소리로 "언론, 너무 빨리 나가지 마세요"라고 쏘아 붙인 뒤 자신을 둘러싼 기자들을 헤치고 빠른 걸음으로 현관을 향해 걸어 갔다. 정상곤(53)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의 진술만 믿고 자신을 소환한 검찰과 연일 의혹을 제기한 언론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취재진의 잇따른 질문에도 입을 굳게 다문 전 청장은 검찰 직원들의 안내로 엘리베이터를 탄 뒤 곧장 특수부 조사실이 있는 10층으로 향했다.

이날 부산지검은 민원인들조차 잘 보이지 않을 만큼 정적감에 휩싸였다. 검찰은 사법처리에 자신감을 보이면서도 현직 세정 최고 책임자를 소환한데 따른 부담감에 팽팽하게 긴장된 분위기였다.

일부 검찰 직원들은 1, 2층 복도에서 창문을 통해 현직 국세청장의 첫 검찰 소환을 지켜봤고, 청사 주변에는 국세청 직원 30여명이 나와 전 청장의 소환 장면을 예의주시했다.

한편 전 청장은 당초 전날 밤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으로 내려올 예정이었으나, 예약시간 등이 언론에 알려지자 일정을 바꿔 이날 새벽 관용차를 타고 부산에 도착했다.

뒤숭숭한 국세청

국세청 직원들은 전 청장이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부산지검으로 출두하는 장면을 TV로 지켜보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지만 긴장하는 빛이 뚜렷했다. 한 직원은"참 어려운 시기"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조직 충성도가 높고 폐쇄적인 국세청의 성격을 반영하듯 수장의 결백을 믿는 분위기는 여전했다. 일부 직원은 검찰 소환 대신'청장님의 지방출장'이라는 표현을 써가며 전 청장의 무사복귀를 기대했다.

전 청장을 잘 안다는 국세청 관계자는"부끄러운 짓을 했다면 누가 말려도 먼저 옷을 벗었을 사람"이라며"정상곤 전 부산지방국세청장이 하도 인사 청탁을 많이 해 지난해말 전 청장이 회의 석상에서 에둘러 나무란 적도 있는데…"라며 전 청장의 결백을 주장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실이 입증되더라도 개인 비리에 그쳐야지 조직 전체에 해가 돌아오면 큰 일"이라고 걱정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부산=김창배기자 kimcb@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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