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전설적 무용수인 이고르 모이세예프가 2일 101살의 나이로 타계했다.
러시아 ‘민속춤의 왕’이라는 칭호를 가진 그는 옛 소비에트 연방 내 각 민족의 고유한 춤사위를 발레로 승화해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모스크바 병원에 입원 중이던 그는 지난 3일간 혼수상태를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1906년 우크라이나 수도 키에프에서 태어난 그는 볼쇼이 발레학교를 거쳐 1924년 볼쇼이 발레단에 입단, 무용계에 입문했다. 발쇼이 발레단에서 대표 무용수로 활약했지만 겁없는 실험정신 때문에 발레단에서 쫓겨난 뒤 자기만의 독창적인 무용 세계를 만들어 갔다.
1937년 모이세예프 발레단을 창단한 그는 소수 민족들의 음악과 문화, 전통, 관습 등이 어우러진 무용 작품들을 선보여 해외에 전파했다. 모이세예프 앙상블은 민족 춤의 백과사전이자 춤의 전형으로 불리고 있다.
생전에 그는 “민속춤이란 민중들의 전형적인 초상화며 민중의 마음”이라고 말했다. 소비에트 시절 공산당 가입을 거절했음에도 불구하고 스탈린을 포함한 소비에트 지도자들까지 그의 재능과 작품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가 연출한 대표적인 발레 작품은 ‘카르멘’, ‘데몬’, ‘3개 오렌지 사랑’, `투란도트', `살람보', `3명의 뚱뚱보', `스파르탁' 등이 있다.
송용창 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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