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볼로 삿포로와 도하의 참패를 설욕하겠다’.
2008 베이징올림픽 아시아 예선 사령탑을 맡은 김경문 두산 감독이 본선 티켓을 딸 비책으로 ‘스몰볼’을 내세웠다. 김 감독은 국내에서는 선이 굵은 공격야구를 즐겼지만 대표팀에서는 ‘재미 있는’ 야구보다 ‘이기는’ 야구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1일 오전 대표팀 첫 훈련에 앞서 서울 청담동 리베라 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 선수들이 대만이나 일본 투수들을 쉽게 공략하지는 못할 것이다. 기존의 내 방식에서 탈피, 이기는 쪽에 초점을 맞추겠다. LG 김재박 감독보다 더 자주 번트사인을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김인식 한화 감독과 가장 선 굵은 야구를 지향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경문 감독이 공개적으로 ‘스몰볼’을 표방한 것은 그만큼 승리에 대한 강한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또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지나치게 선수에게만 믿고 맡겨 뼈아픈 역전패를 당한 데 대한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제스처로 풀이된다.
한국대표팀은 지난 해 열린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식 스몰볼’을 앞세워 4강 신화를 창조하며 세계를 깜짝 놀라게 했다.
강한 마운드와 튼실한 수비를 바탕으로 한 ‘지키는 야구’를 펼치는 반면 공격에선 타자들의 장점을 극대화했다. ‘한국식 스몰볼’은 철저히 벤치에 의해 움직이는 일본식 스몰볼이나 선수 개개인의 능력을 중시하는 미국식 빅볼의 장점만을 골라 잘 버무린 것이다.
김경문 감독은 “며칠 전까지 소속팀을 위해 달렸지만 이제는 올림픽 본선 티켓을 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내년 플레이오프보다 12월 예선이 중요하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본선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될 일본과 대만 대표팀 전력에 대해선 “우리가 대만에 몇 차례 지긴 했지만 아직까지는 우리가 뒤진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일본은 우리보다 수준이 높다”면서도 “대만이든 일본이든 단기전이기 때문에 수준차는 큰 의미가 없다”고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한편 김 감독과 선동열 삼성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와 김병현(플로리다) 이승엽(요미우리) 이병규(주니치) 3명을 제외한 선수 30명은 이날 상견례를 가진 뒤 잠실구장에서 첫 합동훈련에 들어갔다.
대표팀은 5일에는 소집 후 첫 연습 경기를 갖는 등 7일까지 잠실구장(3일은 성남 상무구장)에서 훈련한 뒤 8일 오전 일본 오키나와로 떠나 2차 훈련에 돌입한다.
양준호 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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