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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2부 (5) 제대로 먹기만 해도 암 30%는 예방(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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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극복할 수 있다] 2부 (5) 제대로 먹기만 해도 암 30%는 예방(하)

입력
2007.11.05 0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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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모두 암으로 숨진 김모(41)씨는 암 발병 위험이 커진다는 40대에 접어들고부터 암 염려증에 빠졌다.

위와 대장 내시경 검사를 비롯해 간기능 검사 등 암 검사는 빼놓지 않고 받았는데도 항상 암 공포에 휩싸여 있다.

걱정만 하느니 내 건강 내가 지킨다는 심정으로 건강기능식품을 사기 위해 마트에 간 김씨. 오메가-3 지방산, 비타민C 보충제, 베타카로틴 정제 등 암 예방 효과를 표방한 제품 중 무엇을 얼마나 먹어야 하는지, 정말 효과가 있을지 갈피를 잡을 수가 없다.

무엇을 챙겨 먹으면 암에 걸리지 않을 수 있을까 하는 것은 비단 김씨만의 고민은 아닐 터.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건강기능식품 살 돈으로 싱싱한 과일을 사 먹는 게 좋다”고 입을 모은다. 암 예방은 약보다는 밥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얘기다.

암 예방 물질을 건강기능식품으로 보충하는 것은 손쉬운 방법이지만 효과가 없거나 심지어 암 발생을 촉진하기도 한다.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비타민C는 위암 구강암 식도암 폐암 췌장암 자궁경부암 발생을 줄이지만 비타민C 보충제는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이미 몇 해 전 발표된 바 있다.

미국 질병예방특별위원회는 흡연자가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복용하면 오히려 폐암의 위험성이 높아질 수 있기 때문에 암이나 심혈관질환을 예방하기 위해 베타카로틴 보충제를 복용하지 말라는 권고안을 2003년 내놨다.

건강기능식품을 믿지 못한다면 암 예방은 어디서 시작해야 할까. 해답은 활성산소에 있다. 명승권 국립암센터 가정의학과 박사는 “암은 정상세포에 돌연변이가 생기면서 기능을 다한 세포가 죽지 않고 무한증식을 하는 질환”이라고 전제한 뒤 “때문에 돌연변이를 유발하는 활성산소의 차단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활성산소는 세포를 억지로 산화시켜 돌연변이를 만드는 데 이 과정을 차단하는 것이 비타민C, 비타민E, 카로티노이드 등 항산화물질이다.

과일과 채소에 풍부한 비타민C는 산소, 빛, 열, 금속에 의해 쉽게 파괴되므로 신선한 상태 그대로 먹는 게 좋다. 과일과 채소로만 비타민C를 섭취하면 적정량을 넘지 않지만 비타민C 드링크 등 보충제를 남용해 하루 2,000mg 이상 과다 섭취하면 신장결석이나 설사를 유발할 수 있다.

비타민E는 식물성 기름, 땅콩, 아스파라거스, 마가린 등에 많이 들어 있다. 암을 예방한다고 하루 500mg 이상 섭취하면 백혈구 기능이 손상돼 면역체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으니 보충제 복용은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강력한 항산화 효과를 보이는 카로티노이드는 식물의 오렌지색, 노란색, 녹황색, 붉은색을 나타내는 천연색소다. 600종 이상 존재하며, 대표적인 카로티노이드로 알파카로틴, 베타카로틴, 리코펜 등이 있다.

장석원 서울내과 원장은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면 항산화물질들이 활성산소의 작용을 막을 뿐만 아니라 발암물질까지 체외로 배설시켜 암을 예방한다”며 “모든 종류의 암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 암 관련 속설의 허와 실

위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앞두고 있는 20대 여성입니다. 항암치료를 받으면 임신을 할 수 없다는데 사실인가요.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항암제는 난자나 생식 호르몬 분비에 영향을 줘서 배란이 되지 않게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치료가 종료된 후 월경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면 난소에서 배란이 되는 것이므로 임신을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유방암 환자의 경우 임신 중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인해 암이 재발할 수도 있으므로 확실하게 완치된 후 임신하는 것이 좋습니다.

암이 많이 진행돼 수술 후에도 항암제와 방사선 치료를 계속 받아야 하거나 몸 상태가 계속 허약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는 수술 전 수정란을 동결 보관하시는 것도 고려해봐야 합니다.

치료 후 꼭 임신을 해야 한다면 자신의 몸 상태가 임신이 가능한 지, 임신으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문제는 무엇인지 등을 산부인과 전문의와 의논해봐야 합니다.

문의 국가암정보센터(1577-8899)

■ 5·5 전략 아십니까

<5가지 색깔 채소·과일 하루 5접시>

암을 예방하고자 먹는 채소와 과일. 셀 수 없이 많은 것 중 어떤 것을 얼마나 먹어야 효과가 있을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럴 때는 흰, 빨간, 노란, 초록, 청보라색 등 5가지 색깔의 채소와 과일을 기억하자. 식물의 5가지 색깔을 내는 천연색소에는 암을 예방하는 항산화물질인 파이토케미칼이 풍부하게 들어있다.

김정상 경북대 생명식품공학부 교수는 “수백 가지에 달하는 파이토케미칼은 다양한 성분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꼭 집어 무엇을 얼마나 먹으라고 말하기 어렵다”며 “다섯 가지 색깔에 해당하는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미국 암 연구소는 매일 최소 5접시 이상의 채소와 과일 섭취를 권장한다. 이 정도만 섭취해도 암 발생을 20% 이상 낮출 수 있다고 한다.

5접시는 400~800g으로 사과 4~5개 정도에 해당한다. 채소와 과일을 주스와 후식, 반찬으로 먹는다고 가정하면 그리 많지 않은 양이다.

다만 파이토케미칼은 일반적으로 빛, 열, 산소, 금속이온 등에 약하기 때문에 신선할 때 있는 그대로 섭취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아침에 일어나 호박죽 한 그릇을 먹고, 점심은 강낭콩을 넣은 밥에 시금치 나물, 도라지 무침, 상추쌈을, 저녁은 콩나물과 가지 나물을 반찬으로 먹으면 하루에 5색 식품을 골고루 먹은 셈이 된다. 간식으로 잘 씻은 사과를 껍질째 먹는 것도 좋다.

안윤옥 서울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채소와 과일은 지방과 나트륨이 적을뿐더러 콜레스테롤을 낮춰주는 성분과 섬유질이 풍부해 각종 암 예방에 좋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짧게는 몇 년에서 길게는 십 년 이상에 걸쳐 생기는 암의 성질에 비춰볼 때 청소년기부터 채소와 과일을 많이 섭취하는 습관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허정헌기자 xscope@hk.co.kr

■ 매일 한잔 술 유방암 발생 11% 높여

술을 마시고 나면 술값을 계산했던 영수증보다 더 심하게 주당을 괴롭히는 존재가 있으니, 바로 숙취다.

숙취의 원인은 술의 에탄올이 간에서 분해되면서 만들어진 부산물 ‘아세트알데하이드’. 숙취로만 끝난다면 다행이지만 문제는 독성이 강한 화학물질인 아세트알데하이드가 발암물질이라는 점이다.

숙취에 푹 빠져 있는 동안 발암물질이 당신의 혈관을 타고 온몸을 돌아다니는 장면은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술을 많이 마셔도 숙취가 없다고 안심하기는 이르다. 알코올 분해효소는 입안의 점막과 침 속에도 있어서 술을 마시면 구강 점막과 침 속에도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긴다.

이렇게 생긴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식도를 거쳐 위로 이동하면서 암을 일으키는 것은 당연하다.

조금씩 마시는 것도 결코 좋은 방법일 수 없다. 하루 한두 잔 마시는 것으로도 구강암 식도암 유방암 대장암 발생 위험이 다소 커진다.

특히 여성의 경우, 술의 종류를 막론하고 매일 한 잔의 알코올 섭취가 유방암 발생 위험을 11% 높인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암 예방에 있어서 술은 결코 약(藥)일 수 없다.

<술자리 피할 수 없다면 이것만은 지키세요>

1. 가능한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술을 마신다. 배가 불러 알코올을 많이 섭취하지 못한다.

2. 밥을 꼭 챙겨 먹은 후 술을 마셔야 알코올의 장내 흡수율이 떨어진다.

3. 술을 마실 때는 반드시 금연한다. 술을 마시면서 흡연하면 발암물질이 더 잘 흡수된다.

4. 억지로 권하지 않는다. 알코올의 분해과정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술을 강권하는 것은 살인행위다.

5. 입속에서 아세트알데하이드가 생기는 것을 최소화하려면 물을 자주 마셔서 입안을 헹궈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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