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쐐기골이 터지자 포항 스틸러스의 홈구장 ‘스틸 야드’는 용광로처럼 뜨겁게 달아올랐다.
홈앤드어웨이로 펼쳐지는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3골은 사실상의 우승을 의미하는 숫자였다.
스틸 야드를 꽉 채운 2만 여명의 팬들은 첫 번째, 두 번째, 그리고 세 번째 골이 연이어 골네트를 가를 때마다 파도타기 응원과 함께 ‘스틸러스’를 외치며 92년 이후 15년 만에 현실로 다가온 K리그 챔피언에 대한 부푼 기대감을 표시했다.
6강 플레이오프부터 파죽의 3연승을 거두며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포항이 ‘디펜딩 챔피언’ 성남 일화를 3-1로 꺾고 K리그 챔피언 등극에 한 걸음 다가섰다.
포항은 4일 홈구장인 스틸야드에서 열린 삼성하우젠 K리그 챔피언결정 1차전에서 박원재 고기구 이광재가 릴레이골을 터트려 호화군단 성남을 격침시켰다.
오는 11일 성남의 홈구장인 탄천종합운동장에서 챔피언결정 2차전을 갖는 포항은 92년 이후 15년만의 K리그 제패를 눈앞에 두게 됐다. 성남은 경기 종료 직전 장학영이 터트린 만회골로 2차전 역전 우승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K리그 최강 성남이 올시즌 상대 전적에서 앞서지 못한 팀은 13개 구단 중 포항이 유일했다. 포항은 성남과 시즌 상대전적 1승1무로 앞서 있었다.
이 같은 성적 데이터는 챔피언결정전에도 유효했다. 포항은 성남을 맞아 초반부터 미드필드 싸움에서 앞서며 경기를 유리하게 끌고 나갔다.
선제골의 주인공은 포철공고를 졸업한 ‘포항맨’ 박원재였다. 박원재는 전반 31분 따바레즈의 프리킥이 골문을 맞고 나오자 침착하게 왼발 강슛을 성공시켰다. 지난 수원과의 플레이오프 이후 2경기 연속골.
왼쪽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박원재는 두 번째 골도 만들어내며 포항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후반 28분 왼쪽에서 올린 날카로운 크로스는 정확히 고기구의 머리로 배달됐고 두 번째 골로 연결됐다.
기세를 탄 포항은 1분 만에 이광재의 슛으로 3번째 쐐기골을 터트리며 ‘거함’ 성남을 침몰시켰다.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우리는 특별할 게 없는 팀이지만 선수들이 모두 한마음으로 뭉쳐 이길 수 있었다”면서 “또 한번의 90분이 남아있다. 상대가 3-1의 스코어를 뒤집을 수 있는 좋은 팀이기 때문에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해 K리그 챔피언 성남은 후반 종료 직전 장학영이 천금 같은 만회골을 터트려 오는 11일 홈에서 열리는 2차전에서 역전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K리그 챔피언결정전은 원정 다득점 원칙이 적용되지 않고 1,2차전 합산 득실에 의해 챔피언을 가린다. <
포항=김기범기자 kiki@hk.co.kr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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