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중요한 시점에 보도를 했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 아닌가.”
수원 차범근 감독이 K리그 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보도된 이운재 등 국가대표 선수들의 음주 파문에 대해 강한 의혹을 제기했다. 차 감독은 31일 포항과의 플레이오프에서 0-1로 패한 뒤 공식 인터뷰 석상에서 “이운재의 경우 꼭 이 시점에 발표를 했어야 하는지 의심스럽다. 뭔가 다른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그는 “어제 일어난 일도 아니고 몇 개월 전에 나온 일이다. 이 중요한 경기를 앞두고 그렇게 했어야 하는지 그냥 받아들이기 어렵다”면서 “뭔가 영향을 주기 위한 게 아니었겠는가”라며 플레이오프 승부에 영향을 끼치기 위한 모종의 ‘음모론’이 아니냐는 시각을 드러냈다.
차 감독은 “이운재의 출전 여부에 대해 나도 솔직히 부담이 많았다”면서 “이운재 역시 경기를 앞두고 당사자(모 언론사의 취재기자)와 통화를 해 상당히 어려움을 많이 겪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그는 “선수들이 한꺼번에 너무 많은 책임을 감당하다 보니 그것을 해결하는 방법으로 (술을 먹는) 그런 경우가 종종 있다”면서 “물론 팀을 이탈하고 술을 먹어서는 안되지만 내가 대표팀 선수를 하면서도 봤고 유럽에서도 봤다”며 이운재 등 아시안컵 도중 술을 먹은 선수들에 대한 지나친 비난 여론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차 감독은 한동안 깊은 침묵에 잠긴 뒤 “밤새 한잠도 못잤다. 이운재 역시 마찬가지다”며 이번 사태에 대한 유감을 더욱 분명히 표시했다.
한편 차범근 감독은 “우리보다 (정규리그 승점이) 12점이나 떨어진 팀과 경기에서 실패해 마음이 아프다. 그러나 우리는 졌다. 한해동안 열렬히 응원해준 팬들에 고맙고 미안하단 말을 전하고 싶다”고 패배의 변을 남겼다.
수원=김기범 기자 kik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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