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의 학력저하를 우려하는 일본사회가 탈 유토리(여유)교육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일본 문부과학성 장관의 자문기관인 중앙교육심의회(중교심)는 국어 수학 등 주요 과목의 수업시간을 대폭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하는 중간보고서를 30일 마련했다.
내년 3월 문부성의 학습지도요령의 개정을 거쳐, 이르면 2011년부터 시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일본에서 수업시간을 늘리는 쪽으로 학습지도요령을 고치는 것은 40년만에 처음이다.
중교심이 정리한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초중고교에서 국어와 산수ㆍ수학, 과학, 영어 등 주요 과목의 수업시간이 10% 포인트 이상 늘어난다. 중학 영어와 과학의 경우는 33%, 수학은 22%나 증가한다.
또 유토리교육의 상징이었던 ‘종합학습’ 시간을 대폭 축소하고, 중학의 선택과목을 사실상 폐지했으며, 초등학교 5년생 이상의 ‘영어활동’을 신설했다. 그러나 ‘도덕’을 교과 과목화을 하려던 교육재생위원회의 요구는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교심은 이례적으로 유토리교육에 대한 반성도 표명했다. 한마디로 유토리교육이 학교 수업시간을 너무 줄여 심각한 학력저하 등 부작용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대신 ▦언어능력의 육성과 ▦과학과 전통문화에 관한 교육 중시 등 새로운 목표를 제시했다.
유토리교육은 학습지진아를 줄이고, 학생들이 스스로 살아갈 수 있는 힘을 키워준다는 것을 목표로 2002년 도입됐다. 전인교육을 위해 학습 내용(30%)과 수업시간(7%)을 대폭 축소한 것이 특징인데 바로 이 점이 학력저하의 주범이라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로써 일본사회가 추진하고 있는 교육개혁의 골격이 거의 확정됐다. 교육에 대한 국가의 관여를 강화하고, 학생들의 학습능력과 교사들의 지도능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 핵심이다.
교육개혁은 문부성쪽의 중교심과 함께 총리가 이끄는 교육재생위원회가 주도하고 있다. 중교심의 이번 보고서는 교육재생위원회의 의견도 많이 반영한 것이다.
재생위원회는 그동안 2차례에 걸쳐 개혁 방안을 제시했는데, 이중 교원면허경신제도와 학교직제개편제도가 곧 시행될 예정이다.
교원의 능력급제도 도입 등 다양한 개혁도 활발하게 추진되고 있다.
도쿄=김철훈 특파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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