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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다시 '캐시카우'다/ (하) 카드, 소비문화를 바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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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다시 '캐시카우'다/ (하) 카드, 소비문화를 바꾼다

입력
2007.11.05 05: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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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원 김모(48)씨는 대학생 딸에게 신한 기프트카드(무기명 선불카드)를 용돈으로 준다. 신용카드처럼 편리하게 쓸 수 있는데다 액수가 정해져 있어 씀씀이를 조절할 수 있고, 인터넷으로 사용등록을 하면 소득공제 혜택까지 있다.

#삼성카드의 충전식 선불카드 ‘올앳카드’와 다양한 체크카드(직불+신용카드) 역시 합리적인 소비습관을 기를 수 있는 장점 때문에 인기다. 2002년 799만매에서 지난해 말까지 1,067만8,000매가 발급됐다. 삼성카드는 아울러 건강한 신용사회 정착을 위한 전문강사의 교육을 매년 실시하고 있는데 현재 약 45만명이 참여했다.

카드업계가 투명한 소비, 건전한 소비 확산에 앞장서고 있다. 한때 카드는 무분별한 과소비 충동을 자극하는 ‘마약’으로 지목됐던 게 사실. 뒷감당은 고려치 않고 일단 긁고 보자는 심리는 사용자의 도덕적 해이가 주원인이겠지만, 카드대란 당시 ‘묻지마 발급’을 주도한 카드업계의 무리한 외형확장과 공격적인 영업 역시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신용 없는’ 신용카드로 쌓아올린 카드 1억만장 시대(2002년)는 카드업계에 천문학적인 부실을 남겼다. 엄격한 리스크 관리와 효율 위주의 영업, 정도경영만이 살 길이라는 교훈을 뼈저리게 실감했다.

다시 발급 카드 1억만장을 바라보는 지금(6월 현재 발급 신용카드 9,220만장),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한 카드업계의 노력은 다방면에 걸쳐 있다. 발급 심사시스템 강화, 신용카드 대안상품(선불카드 체크카드 등) 개발 및 홍보, 연체율 관리, 사고예방 시스템, 일반인을 위한 신용교육까지.

무엇보다 아무나 신용카드를 발급 받던 시절은 사라지고 있다. 각 카드사는 엄격한 입회 심사시스템을 이용해 신청인의 신용도 소득(과거 현재 미래 예측) 연체경력 직업 등 신용정보를 종합평가한 뒤, 카드발급 여부와 한도액수를 결정하고 있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심사가 까다롭다 보니 요즘엔 ‘왜 카드가 발급되지 않느냐’는 민원이 많을 정도”라고 했다.

꾸준한 관리를 통해 두자릿수 연체율을 한자리로 끌어내린 것(4.7%대)과 현금대출(현금비스+카드론)보다 신용판매(일시불+할부) 비중이 해마다 늘어나는 것도 카드사의 노력이다.

선불카드와 체크카드 보급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올 상반기 체크카드와 선불카드의 이용건수(금액)는 작년 동기보다 각각 58.4%(55.7%), 32.6%(47.4%) 늘어 급증 추세다. 이들 카드는 미리 충전한 금액(선불카드)이나 계좌에 들어있는 잔고(체크카드) 내에서 계획적이고 합리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신한카드처럼 가족 전체의 소비생활을 점검할 수 있는 ‘가족카드’, 포인트 일부를 고객이 희망하는 곳에 기부하는 ‘신한 아름다운카드’ 등 신용카드를 차별화해 새로운 소비문화를 유도하는 카드사도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산업이 안정단계에 접어들었지만 여전히 누적적자가 4조5,000억원에 이르는 만큼 냉정한 규제보다는 자율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카드 관계자는 “신용카드를 현금과 마찬가지로 여기고 계획성 있게 쓰는 소비자의 자세도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고찬유 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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