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들.만.을.위.한.’ 영화제가 열린다.
11월 1일부터 일주일 동안, 서울 사당동에 있는 씨너스 이수 영화관에서 ‘색(色)’다른 영화들이 ‘므흣하게’ 상영된다. 이름하여 핑크영화제(PINK FILM FESTIVAL). 여탕에서 서로 등을 밀어주며 킥킥댈 법한 이야기가 스크린 위에서 실사(實寫)로 펼쳐진다. 남성관객은 입장 불가(개막일은 관람 가능). 성(性)과 삶에 대한 솔직함을 담은 영화들이 여성 관객들을 유혹한다.
‘핑크영화’란 일본의 독특한 독립영화 장르로 극장 상영용 35mm 성인영화를 일컫는다. 일본영화의 황금기인 1960년대, 메이저영화사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으려는 독립 프로덕션(이른바 ‘에로덕션’)들이 제작하기 시작했다.
핑크영화의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300만엔 이하의 저예산, 평균 3일의 짧은 촬영기간, 15분에 한 차례 이상의 정사 장면(키라미신) 삽입 등 이 바닥의 ‘룰’을 지켜야 한다.
그러나 핑크영화가 싸구려 저질 영화라고 생각하면 오산. 제작여건이 열악한 대신 작가들의 자유로운 상상력을 보장, ‘성을 통한 인간 탐구’라는 핑크영화만의 예술적 명맥이 40년 넘게 이어져 오고 있다.
창작의 자유가 보장되기 때문에 핑크영화는 재능있는 감독 지망생들의 등용문이 되기도 했다. <쉘 위 댄스> 의 수오 마사유키, <박치기> 의 이즈츠 카즈유키, <큐어> 의 쿠로사와 키요시 등이 핑크영화를 통해 영화계에 입문한 감독들이다. 큐어> 박치기> 쉘>
이번에 소개되는 핑크영화는 <변태가족, 형의 새 각시> (감독 수오 마사유키), <당한 여자> (감독 다카하시 반메이), <비터 스위트> (감독 메이케 미츠루) 등 11편. 비터> 당한> 변태가족,>
성적 묘사의 수위는 높지만 성애의 직설적인 묘사보다는 남녀 간의 섬세한 심리 표현이 돋보이는 작품들이다. 성과 사랑에 대한 대담하고 솔직한 여성들의 이야기인 <비터 스위트> , 성적 욕구와 자아를 둘러싼 갈등이 깊이 있게 담긴 <경련> 등이 눈길을 끈다. 경련> 비터>
영화제 기간 ‘칠복신’으로 불리는 핑크영화의 대표적 뉴웨이브 감독 7명 가운데 이마오카 신지, 메이케 미츠루 등 5명이 방한해 관객과 만남의 시간을 갖는다. 3일에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 의 봉만대 감독이 여성 관객들과 솔직한 대화를 나누는 자리도 마련된다. 모든 대화는, 철저히 금남(禁男)의 공간에서 이뤄진다. 자세한 정보는 공식카페(cafe.naver.com/pinkfilm)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맛있는>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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