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와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사이에 정책 경쟁이 점차 본격화하고 있다. 남북정상회담 평가와 금산분리 유지 여부에 대한 논란 등에서 보듯 곳곳에서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정 후보나 이 후보 모두 기본 전략과 정책 방향은 주로 학자들로부터 이론적 토대를 제공받는다.
대선공약으로 구체화하는 과정에선 당내 정책위원회와 현역의원들이 가세하지만 큰 줄거리와 방향 설정은 캠프에 직ㆍ간접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교수들의 몫이다.
정 후보 측에서는 권만학 경희대 교수가 정책파트의 좌장이다. 정 후보와 서울대 72학번 동기인 권 교수는 2003년부터 정 후보의 싱크탱크 역할을 해 온 나라비전연구소의 소장을 맡고 있다. 정책자문위원장 자격으로 선대위에도 공식 참여했다.
이 후보 측에선 유우익 서울대 교수와 백용호 이화여대 교수가 메머드급 자문교수단을 이끌고 있다. 유 교수는 한반도대운하 공약을 비롯한 현안 정책에, 백 교수는 중장기 정책개발과 전문가 네트워킹에 주력하고 있다.
양측은 올해 대선의 최대 화두인 경제 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 후보 캠프에는 에너지경제연구원(KEEI) 원장을 지낸 장현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교수를 축으로 류근관 서울대 교수, 조성일 중앙대 교수 등이 핵심이다.
특히 경선 때부터 평화경제특별위원장을 맡으며 평화경제론을 이론적으로 뒷받침한 류 교수의 역할이 크다. 이 후보 측에서는 곽승준 고려대 교수와 강만수 전 재정경제원 차관이 주축이다.
곽 교수는 선대위 정책기획팀장을 맡았을 만큼 이 후보의 신임이 두텁고, 강 전 차관은 '747'(연간 7% 성장, 10년 내 1인당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 강국 달성) 공약을 실질적으로 만들어 냈다.
외교안보 분야도 양측이 대비된다. 정 후보 측에선 통일부 장관 당시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던 김연철 고려대 연구교수가 '개성 동영'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의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고, 김근식 경남대 교수 등 두터운 진보 진영 학맥도 정 후보에게 조언을 하고 있다.
외교실무는 유엔 대사를 역임한 정의용 의원이 맡고 있다. 이 후보의 '신한반도 구상'은 현인택 남성욱 고려대 교수, 김태효 성균관대 교수 등으로부터 나왔다. 또 박대원 전 알제리 대사가 외교실무를 뒷받침하고 있다.
교육 분야의 경우 정 후보는 경선 때부터 교육 정책 전반을 총괄해 온 김하수 연세대 교수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고 있고, 이 후보는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출신인 이주호 의원을 신뢰한다.
활력적 복지를 강조하는 정무성 숭실대 교수는 정 후보를, 복지학계의 거두인 김성이 이화여대 교수는 이 후보에게 복지 분야 정책을 조언한다. 문화예술 분야에선 시인인 황지우 한국예술종합학교 총장이 정 후보의 든든한 조언자이고, 박범훈 중앙대 총장은 이 후보 선대위 문화예술정책위원장을 맡았다.
양정대 기자 torc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