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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막가파식 언론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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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막가파식 언론통제

입력
2007.10.31 0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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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는 갈수록 강하게 나가고 중간에서 어떡해야 할 지 모르겠다.”

국정홍보처가 기자들의 부처 출입증을 폐지하니 국정홍보처기 관리하는 합동브리핑센터 출입증을 발급 받으라는 통보를 한 다음날인 30일 홍보처의 한 실무자는 “입장이 난처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청와대와 홍보처의 방침에 대다수 기자들이 반발하고 따르지 않을 게 뻔하기 때문에 나온 하소연이다.

기자의 부처사무실 임의출입을 막기 위한 것이라면 기존 부처 출입증으로도 가능한 데도 정부는 비싼 세금을 들여 새 출입증을 만들었다.

어떻게 해서든 부처 출입기자라는 이름을 없애고 기자들을 국정홍보처 관리 하에 두겠다는 발상이다. 가관인 것은 합동브리핑센터 출입증을 신청하지 않는 데 대한 정부 대응이다.

홍보처는 새 출입증 신청여부에 따라 당초 홍보처가 각 언론사 별로 1~8개씩 배정한 합동브리핑센터 내 부스(기사송고석)을 재조정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브리핑센터 출입증을 신청하지 않으면 해당 언론사의 부스를 줄이겠다는 얘기다. 정부 말을 듣지 않으면 불이익을 안기겠다는 협박에 다름 아니다.

대다수 언론사와 기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취재지원 선진화’라는 미명하에 일방적으로 취해진 합동브리핑센터 설치와 기존 기자실 폐쇄에서 예견됐듯이 새 출입증 강요, 부스 축소 엄포 등 정부의 언론압박이 강도를 더해간다 해서 새삼스러울 것은 없다.

다만, 당사자 집단의 절대 다수가 따르지 않는 정책을 힘으로 끌고 가려는 정부 태도에서 ‘국가 폭력’이 갈수록 진하게 연상된다. 외교부 청사 로비로 쫓겨난 외교부 출입 기자들은 이날 기존 기자실을 때려부수는 인부들의 드릴과 망치소리에 하루종일 시달려야 했지만, 고생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생각으로 버티고 있다.

정치부 정진황기자 jhch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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