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 급등과 원화값 강세라는 악재에도 불구, 주가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악재 초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의 물가 급등세가 전세계로 확산될 가능성이 커 우리나라를 포함해 글로벌 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경제연구소는 29일 '중국 인플레이션 원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그간 전세계 물가안정을 유도했던 중국 경기가 과열됨에 따라 중국이 '인플레 수출국'이 될 것이라는 비관론을 내놓았다.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같은 달에 비해 6.5%나 올랐다. 2002년 1월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올 들어 중국 내 돼지 집단폐사와 국제곡물가격 상승으로 식료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데다, 국제수지 흑자와 증시 호황으로 벌어들인 외화가 주택투기에 몰리면서 집값과 주거비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물가상승은 근로자의 임금상승으로 연결되고, 이는 다시 소비자 물가상승으로 이어져, 결국 국제 원자재값 인상과 중국 수출물가 상승이라는 창구를 통해 해외로 인플레가 옮아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중국 물건을 많이 들여오는 일본, 미국, 한국 등 전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2006년 말 기준 전체 수입 중 중국산 비중은 일본 20.5%를 비롯해 미국 15.9%, 한국 15.5% 등이다.
보고서는 특히 "중국발 인플레는 미국의 물가 상승을 자극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어려워진 미국의 추가적인 금리 인하를 가로막는 요인으로 작용, 세계 경제 성장세를 둔화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기수 기자 bless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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